28차례 지원 요청한 이태원 참사 출동 소방관 “죽을 힘 다했지만”···유족들 눈물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최초로 출동했던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용산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사진 크게보기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최초로 출동했던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용산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28차례에 걸쳐 다급하게 지원 요청을 한 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많지 않았다. 소방관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었고 너무나 외로웠다.”(유해진 소방관)

용산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최초로 출동했던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 팀원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많지 않았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2명 정도 봤다”고 말했다. 또 “현장 통제는 한참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며 “(충분한 경찰 인력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를 포함한 소방관들 모두가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유가족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유 팀원이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하자 유족들은 신음소리를 내고 눈물을 훔쳤다.

이날 청문회에는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관련자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유족 8명은 청문회를 참관했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왼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정회가 되자 증인석으로 내려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사진 크게보기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왼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정회가 되자 증인석으로 내려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유족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청문회를 지켜봤다. 청문회 초반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국정조사특위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보좌진이 조수진·전주혜 의원 등을 촬영한 것을 문제삼으며 공방을 벌이자 한 숨을 쉬기도 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 대표는 자리에 일어나 “아니 이게 회의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특위 위원들의 질의를 들었다. 한 유족은 노트북으로 청문회 주요 내용을 기록했다. 중간에 때때로 항의도 했다. 전 의원은 이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이태원 사태에 대해 몇 시에 연락을 처음 받았나”라고 묻자 이 전 서장은 “무전을 통해서 직접 들은 게 23시경”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다 허수아비”라고 소리쳤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이 전 서장에게 “참사 전에 기동대 요청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이 전 서장은 “요청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반면 김 서울청장은 교통기동대 20명 외 기동대 요청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일부 유족이 탄식했다. 김 청장이 “(참사 당시 경찰이) 인파관리를 했다고 했지 인파관리를 위해 (경찰을) 배치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한 유족은 “거짓말을 저렇게 뻔뻔하게···”라고 소리쳤다.

증인들은 책임을 묻는 질의에는 답을 피했다. ​윤 청장은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없나”라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 질의에 “위원님 말씀의 취지를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서울청장은 “책임질 용의가 없느냐”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제가 무책임하게 중간에 사퇴한다든지 이런 것보다는 여러 가지를 거쳐서 제 잘못과 이런 부분들을 명명백백하게 가려질 때···”라며 “현재로서는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청문회 정회 후 윤 청장 앞으로 가 “몰랐다는 게 자랑인가”라고 소리쳤다. 이 대표는 “당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청문회를 보는 것 자체로도 힘이 들다”고 말했다. 한 유족은 조수진 의원을 향해 “사고 이후 사고에 대해 부모한테 연락이 오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그게 궁금한 것”이라며 “제 손잡고 저희 편 돼주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에 출석한 정부 관계자들을 질타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윤 청장을 향해 “군중의 대규모 압사를 초래할 수 있는 군중 난기류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관은 경찰과 관련 지방자치단체”라며 “이번 이태원 사고에서 경찰의 관심은 범죄 대책과 교통 대책이었고 다중 운집에 따른 인파관리 안전대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경찰) 중점상황판에 핼러윈축제 주의 요망도 떠있고, 그 시간대에 131건의 계속 살려달라고 전화가 왔는데 어떻게 이걸 모를 수가 있나”라며 “경찰을 총괄하는 총수가 한번 얘기해보라”고 질타했다. 윤 청장은 “지적하시는 사항에 대해서 뼈저리게 반성을 하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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