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비례 출마설’이 거듭 나오는 이유

조문희 기자

“정치부 기자들이 전하는 당최 모를 이상한 국회와 정치권 이야기입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두번째줄 왼쪽)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두번째줄 왼쪽)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비례대표 출마설이 당 안팎에서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 본인이 지역구 출마를 유력 검토 중이라고 선을 긋는데도 비례 출마 요구가 이어진다. 낮은 당 지지율을 고려한 현실론, ‘스타플레이어’를 전국 선거에 활용하려는 전략론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 비례 출마 요구가 물밑에서 차오르고 있다. 김영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이 전날인 지난달 29일 CP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조금 염두에 두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공개 언급한 것이 한 사례다.

이 대표를 향한 비례대표 출마 요구가 이어지는 건 무엇보다 그의 높은 전국적 인지도 때문이다.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면 해당 지역 밖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는데, 개혁신당 다른 지역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려면 운신이 자유로운 게 낫다는 진단이다. 특히 개혁신당이 수도권 선거에 초점을 맞춘 상황에서 이 대표의 대구·경북(TK) 출마는 무리라는 지적이 있다. 이 대표가 지역 출마를 선택한대도 서울 노원, 경기 동탄 등 수도권에 머물러야 한다는 취지다.

개혁신당 지지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상황도 한 요인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개혁신당의 정당 지지도는 3%로 지난주 조사와 같았다. 절대적 수치가 낮은 가운데 반등세 없이 정체 상태인 것이다. 인지도 높은 이 대표 본인조차 지역구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지지율이다.

김 대변인은 “이준석이라는 상징적인 아이콘이 원내에 들어가야 개혁신당 개혁의 불씨가 이어질 수 있고 당의 명맥,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갖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이번 총선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당 ‘전략자산’으로서 이 대표의 가치가 함께 읽히는 발언이다.

당 밖에서도 이 대표가 결국 비례대표 출마를 선택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화성 동탄 출마를 검토하는 것 같더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러다가 못 이기는 척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이 비례 가라더라’며 비례대표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신당이 일정 기간 의미 있는 존속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준석 (대표의) 원내 입성은 전제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떨어지면 신당은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전문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에서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에 대해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김 위원장이) 이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을 총대 메고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작 김 위원장은 최근 “TK에 출마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언론 앞에서 여러 번 이 대표의 지역구 출마를 권했다. 이 대표 역시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지금까지 한 번도 옵션으로 놓고 검토한 적이 없다”며 거듭 선을 긋고 있다. 이 대표는 29일 CBS 라디오에서 “비례를 한다면 의미 있게 득표를 상승시킬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게 뭔지 아직 많은 구성원이 ‘딱 이거다’ 짚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본인의 인기와 정치적 발언으로 언론 주목도를 높이는 일은 비례건 지역구 출마건 별 차이 없이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과거 JP(김종필)나 큰 정치인들도 (비례대표 출마) 전략을 하다가 안 좋은 결말이 난 적 있다. JP 본인이 비례대표 1번에 넣었다가 (소속 정당인)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이 2.9% 득표율을 받고 해체되는 상황이 왔다”며 “저희가 당 지지율에 견고한 10% 이상이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는 작전상 가능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현실론에 반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저와 함께 이 당을 하기로 한 현역 의원들이나 이런 분들이 다 격전지에서 싸우고 있는데 저만 뒤로 빠지는 것이 쉬운 선택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조사는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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