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화사태”로 언급도
‘윤석열 호위무사’ 이용 확정
하태경, 이혜훈에 패해 탈락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2일 과거 5·18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남)에 대한 공천 유지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강경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해 국민적 상식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오후 9시경까지 도 변호사의 공천 유지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공관위는 이날 회의 뒤 보도자료를 통해 “도태우 후보가 두 차례에 걸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배경을 설명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광주민주화사태’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민주화사태가 12·12 쿠데타에 대해 마지막으로 저항했지 않느냐, 헌법상의 저항권이라는 의미도 있고 그게 씨앗이 돼서 6·29 민주화가 된 것 아닌가, 이런 전체적 맥락으로 정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광주사태’는 신군부가 사용한 용어로, 5·18의 민주화운동 성격을 배제한 표현이다.
도 변호사는 대구 달서갑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된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탄핵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속했다. 그는 2019년 2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도 변호사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박 전 대통령 탄핵 근거 부정 게시글을 공유하고, 지난해 5월 유튜브에서 5·16 군사 쿠데타를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한 과정의 큰 부분이었다”고 한 사실도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전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도 변호사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비대위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관위에 “국민 눈높이에 맞게 면밀히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경선까지 거쳐 공천을 받았는데 과거 발언으로 이를 철회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도 변호사는 공관위의 공천 재고 회의가 진행 중이던 이날 오후 SNS에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바로잡았다”고 썼다.
정 위원장은 “(도 변호사의) 진정성을 인정하고 (공천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며 도 변호사의 추가 해명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 변호사의 5·18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은 극우 인사들의 단골 역사 왜곡 메뉴다. 한 번의 사과로 그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의힘의 이번 결정은 강경 우파 지지층의 눈치를 보며 일반 시민의 상식을 외면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이용 의원(비례)이 4·10 총선 경기 하남갑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돼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본선을 치르게 됐다. 부산 지역구를 포기하고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던 하태경 의원은 서울 중·성동을 경선 결선에서 이혜훈 전 의원에게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