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 밀어낸 새 물결…정계 입문 3개월 과학자, 5선을 잡다

김상범 기자

‘민주당 영입인재’ 황정아, 대전 유성을에서 이상민 꺾어

‘노무현 사위’ 곽상언은 ‘장인 지역구’ 서울 종로서 승리

[22대 총선] 고인 물 밀어낸 새 물결…정계 입문 3개월 과학자, 5선을 잡다

정계 입성 3개월차의 새내기 국회의원 후보가 지역구에서만 내리 5선을 지낸 중진을 꺾었다. 30대 정치 신인은 경제부총리 출신의 다선 정치인을 제쳤다. 이번 4·10 총선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꺾는’ 극적인 장면이 다수 연출됐다.

11일 0시 개표율 49.74% 기준 대전 유성을에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가 59.97%를 확보해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36.88%)를 꺾었다.

황 후보는 지난 1월 민주당이 영입한 정치 신인이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한국천문연구원에 재직 중인 우주과학 전문가다. 드라마 <카이스트>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다. 황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유성에는 대덕연구단지가 위치해 있다. 대전 안에서도 유독 젊은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역대 선거에서 보수정당 후보를 선택한 적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부터 유성에서 5선을 했다. 그는 18대 총선 때 충청 기반 보수야당인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겨 국회에 입성했지만, 19대 총선 때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복귀했다. 민주당 비주류였던 그는 이재명 독주 체제를 비판하다가 지난 1월 국민의힘으로 세 번째 당적을 옮겼으나, ‘정권심판론’ 바람을 넘지 못했다.

<b>승리의 미소</b>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가 11일 당선이 확정된 뒤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부인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딸인 정연씨와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승리의 미소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가 11일 당선이 확정된 뒤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부인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딸인 정연씨와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는 개표율 87.61% 기준 곽상언 민주당 후보가 49.96%를 확보해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45.22%)를 압도했다. 곽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도전장을 냈다가 고배를 마신 후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특히 곽 후보가 최종 당선되면 24년 만에 장인의 지역구에서 금배지를 달게 된다. 노 전 대통령은 1998년 보궐선거를 통해 종로에서 당선된 바 있다. 곽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치의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이 현실의 선거에 반영되었다는 의미도 있다”며 “종로구민은 제게 노무현의 정치를 회복해서 ‘사람 사는 세상’ ‘삶의 기본조건이 균등한 사회’를 이루라고 명하셨다”고 했다.

판사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 감사원장을 지낸 최 후보는 한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당시 야권의 대권 주자급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는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종로에 당선된 바 있다.

경북 경산에서는 개표율 58.19% 기준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43.39%)가 최경환 무소속 후보(43.30%)와 접전을 벌였다.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출신인 최 후보는 경산에서만 4선을 지냈다. 2019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며 의원직과 당적을 잃었다.

올해 37세인 조 후보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지낸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선거전 초반에는 지역에서 오랜 기간 터를 닦아온 최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았으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이곳을 두 번이나 찾아 “조 후보를 중심으로 뭉쳐달라”며 ‘표 단속’을 시작하면서 역전 양상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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