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농구 올림픽 ‘은메달 돌풍’ 이끈 마치다 루이
스피드·패싱 뛰어난 포인트가드
올림픽 어시스트 신기록도 세워
미국 여자농구 대표팀엔 ‘세계 최강’이란 수식어가 딱 어울린다. 7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 국제대회에서 무려 55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에서는 오히려 이들보다 더욱 강한 시선을 받은 팀이 있다.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 여자농구 대표팀이다.
세계랭킹 10위 일본은 지난 8일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결승에서 미국(1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했다. 15점 차 스코어(75-90)가 말해주듯 경기 내용은 완패였다. 평균 신장 184㎝(미국) 대 176㎝(일본). 리바운드는 38-44로 비슷하게 따라갔지만 무려 12개의 블록슛을 당했다.
그러나 일본은 8강전에서 벨기에(6위), 준결승에서 프랑스(5위) 등 유럽의 강호를 잇따라 꺾고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의 돌풍은 포인트가드 마치다 루이(28)를 빼놓곤 설명하기 힘들다. 신장이 162㎝에 불과하지만 빠른 스피드와 경기를 읽는 넓은 시야, 탁월한 패스 능력으로 일본의 플레이를 완벽하게 조율했다. 마치다는 이번 올림픽 6경기에 모두 나와 경기당 평균 12.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위 줄리 알레망(벨기에·7.5개)과는 무려 경기당 5개나 차이 난다. 이번 대회 ‘베스트5’에도 선정됐다.
그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지난 6일 프랑스와 벌인 준결승이다. 마치다는 27분29초만 뛰고도 올림픽 여자농구 사상 가장 많은 18개의 어시스트를 뿌려 일본이 87-71로 대승을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미국과의 결승에서는 자신보다 41㎝나 큰 상대 센터 브리트니 그리너(203㎝)와 간간이 매치업을 하면서도 주눅들지 않는 파이팅을 보여줘 감탄을 자아냈다.
보스턴글로브의 게리 워시번 기자는 “2024년 올림픽이 열리기 전 그와 재회하기를 원한다. 머지않은 시간에 WNBA에서”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