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가 탐냈던 골키퍼 차기석, 오랜 투병 끝에 별세

이정호 기자

2002 AFC U-17 챔피언십 MVP

역대 최연소 A 대표 선수 기록도

만성 신부전증으로 2010년 은퇴

코치 생활 중 재발…축구계 떠나

히딩크가 탐냈던 골키퍼 차기석, 오랜 투병 끝에 별세

오랜 세월 병과 싸웠던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의 차기석이 35세의 나이에 별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차기석이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했다”며 부고를 전했다.

1986년생인 차기석은 남자 17세 이하(U-17) 대표팀과 20세 이하(U-20) 대표팀 등에서 41경기를 소화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은 ‘한국 축구의 유망주 골키퍼’였다. 200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서울체고에 재학 중이던 2004년 6월에는 17세 183일의 나이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역대 최연소 A대표팀 선수’의 기록을 세웠다.

2005년 U-20 월드컵에서도 스위스, 나이지리아, 브라질을 상대로 인상적인 선방을 보여줬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차기석은 2005년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역사를 쓴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히딩크 감독의 강력 추천으로 네덜란드 명문 PSV 에인트호번의 입단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이렇듯 평탄할 것만 같았던 그의 축구 인생은 2006년 초 만성 신부전증 진단을 받으면서 다른 길로 빠져들었다. 아버지로부터 신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고 재기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채 2010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차기석은 이후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골키퍼 코치로 제2의 축구 인생을 걸었다. 2019년에는 친정팀 부천FC에서 유스팀 골키퍼 코치를 맡기도 했지만 병이 재발하면서 다시 축구계를 떠났다. 만성 신부전증에 따르는 합병증이 겹친 차기석은 지난해 근황이 알려진 뒤 많은 축구인들의 도움으로 투병생활을 이어왔지만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차기석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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