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독주하던 K리그1·어느새 턱밑까지 쫓아온 전북…다시 ‘집안싸움’

황민국·윤은용 기자

울산 | 탄탄한 2선·짠물수비 리그 최강…‘2인자 트라우마’ 씻기 각오

전북 | 외인 듀오 등 막강 공격진 자랑…남은 일정도 수월 ‘더블’ 자신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한때 2위와의 간격을 승점 7점까지 벌리며 우승을 확신했던 울산 현대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울산이 도쿄올림픽 여파로 잠시 부진에 빠진 사이 2경기를 덜 치른 2위 전북 현대가 충실한 전력 보강을 배경으로 추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승점차는 이미 3점 뿐으로 두 팀 경기 수 차이를 감안하면 이미 순위는 무의미해졌다. 정규리그 3라운드와 파이널라운드만 남은 상황에서 양 팀 전력을 해부하며 2021년 우승 판도를 가늠해봤다.

■이번에는 울산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올해 우승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다. 올림픽 전후로 주춤했지만 정상 궤도로 돌아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K리그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2선에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톱 레벨로 인정받은 이동준(8골·1도움)과 이동경(1골·2도움)을 비롯해 바코(3골·3도움), 김민준(5골·1도움) 등 해결사가 즐비하다. 올여름에는 K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인 김인성이 떠났지만, 프랑스 리그앙에 진출했던 윤일록까지 합류해 백업 멤버까지 국가대표급으로 채웠다.

짠물 수비(24경기 26실점)를 자랑하는 수비 라인이 여전한 가운데 중동 이적설이 돌던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잔류를 확정지은 것도 반갑다.

약점으로 분류되는 최전방 공격수의 부진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전반기 K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했던 힌터제어가 어느덧 6골을 넣으며 반전에 성공했다. 또 다른 최전방 공격수 김지현이 1골에 그치고 있지만, 오세훈이 전역하자마자 골 맛을 보면서 백업 전력의 아쉬움까지 털었다. 오세훈은 만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에도 부합하는 선수다.

울산이 국내에선 유일하게 3관왕(K리그1·FA컵·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큰 동기 부여가 됐다. 3개 대회를 모두 치르는 데 따른 체력적 부담을 극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목표가 많아지며 응집력도 높아지고 있다. FA컵에선 벤치 멤버만으로도 손쉽게 4강에 오를 정도로 전체 전력이 탄탄하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하는 ACL의 경우, 남은 일정(16강·8강·4강)이 모두 국내에서 열려 여러모로 이로워졌다.

다만 울산은 2인자 트라우마라는 심리적 압박이 변수다. 울산은 언제나 우승 후보로 불렸지만 우승(2회)보다 준우승(9회) 단골 팀이었다. 특히 지난 2년간은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주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울산이 올해도 전북의 추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다행히 울산은 올해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1승1무로 우세하다.

■이번에도 전북이다

올림픽 이전까지만 해도 흔들렸던 전북은 최근 3연승의 상승세로 1위 울산을 압박하고 있다. 전북은 승점 3점만을 앞선 울산보다 2경기 덜 치르고 있어 사실상 우승 경쟁의 칼자루를 쥐었다.

전북은 공격진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전북은 일류첸코, 구스타보 등 리그 최정상급의 원톱 공격수 두 명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측면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한교원이 맹활약하고 있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문선민이 가세했다. 게다가 포항 스틸러스의 주요 측면 자원인 송민규까지 영입했다. 기존의 바로우, 쿠니모토까지 더해 최전방과 2선의 파괴력은 명실상부 K리그 최강이다. 최근 3경기 8골의 골폭죽이 괜히 터진 것은 아니다.

흔들리던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다. 최철순, 이용 등 나이가 많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아킬레스건 부상 후 순조롭게 회복 중인 김진수를 임대로 데려왔고 태국 국가대표 풀백인 사살락을 추가했다.

여기에 무서운 신인 박진성이 최근 풀백으로 중용돼 맹활약하고 있고, 이주용도 발가락 부상에서 돌아왔다. 이 모든 수비진을 센터백 홍정호가 중심이 돼 이끌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 22경기 23실점으로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인 것이 쉽게 이해가 된다.

전북은 남은 일정도 유리한 편이다. 전북은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K3리그 소속 양주시민축구단에 덜미를 잡혔다. 트레블은 무산됐으나 ‘더블’을 향한 행보는 한결 더 수월해졌다. 전북은 21일 성남FC전을 시작으로 포항, 수원FC, FC서울 등 전력에서 조금은 손쉬운 상대를 만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도 16강부터 4강까지 전부 전주에서만 경기를 하기 때문에 동선 문제도 없다.

유연한 전술 운영도 전북이 힘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전북은 최근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둔 4-2-3-1 전술을 즐겨 쓰고 있다. 누가 들어가도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든든한 공격진에다 최영준, 이승기, 백승호가 중심이 되는 중원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전북은 상황에 따라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를 동시에 투입해 투톱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 카드 또한 상대에게 압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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