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신 권’…마침내 ‘침대축구’ 무너뜨렸다

수원 | 황민국 기자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레바논에 1 대 0 ‘첫 승’

<b>‘잘했어’</b> 부상으로 결장한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가운데)이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전이 끝난 뒤 결승골을 터뜨린 권창훈(오른쪽)과 어시스트를 한 황희찬을 격려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잘했어’ 부상으로 결장한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가운데)이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전이 끝난 뒤 결승골을 터뜨린 권창훈(오른쪽)과 어시스트를 한 황희찬을 격려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손흥민 결장…국내파 전격 기용
슈팅·점유율 등 스피드 살아나
권창훈, 투입 2분 만에 결승골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의 부상으로 빚어진 해결사 공백을 수원의 아들이 메웠다. 유럽을 떠나 올여름 수원 삼성으로 돌아온 권창훈(27)이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빈 지 단 2분 만에 승점 3점을 안기는 귀중한 한 방을 터뜨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52)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 권창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지난 2일 이라크와 득점 없이 비기면서 불안한 출발을 한 한국은 1승1무를 기록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희망을 살렸다. 또 한국은 레바논(1무1패)과의 상대 전적에서 11승3무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갔다.

“이라크전과 다른 것을 시도하겠다”던 벤투 감독은 선발 명단에 4명이나 변화를 줬다. 손흥민이 전날 훈련에서 종아리 근육 염좌가 발견돼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한 발짝이라도 더 뛸 수 있는 조규성(김천), 황희찬(울버햄프턴), 나상호(서울) 등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았다.

벤투 감독의 기대대로 한국은 한 수 아래인 레바논을 상대로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빌드업을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지배하는 축구에 빠른 스피드를 더한 것이 효과를 봤다. 전반 내내 슈팅(13-2)과 볼 점유율(72-28), 패스 횟수(308-133) 등 모든 면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옥에 티라면 숱한 슈팅에도 골이 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동경이 전반 26분과 45분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쇼에 가로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내용과 상관없이 그라운드에 눕는 레바논의 ‘침대축구’도 대표팀을 조급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승점 3점이 간절한 한국을 살린 것은 권창훈이었다. 후반 12분 나상호 대신 투입된 그는 2분 뒤 황희찬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오른발로 감각적으로 밀어 넣으면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벤투 감독 부임 초기 중원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권창훈이 잇단 부상으로 잠시 내려놨던 ‘황태자’ 칭호를 되찾은 순간이었다.

벤투 감독은 지금껏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남태희(알두하일), 이재성(마인츠), 황인범(루빈 카잔), 이강인(레알 마요르카) 등을 실험했으나 ‘붙박이’로 여길 만한 선수는 찾지 못했다. 권창훈이 공격을 풀어가는 본업과 함께 득점 능력을 과시한 이상 이 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됐다.

권창훈 개인에게도 또 다른 꿈의 길이 열렸다. 병역 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그는 2020 도쿄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마지막 희망을 걸었으나 메달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그러나 권창훈은 이날 활약으로 부상으로 낙마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권창훈은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동료들과 포지션을 자유롭게 바꾸며 뒷공간을 노리라는 벤투 감독의 주문 아래 들어갔다”면서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서 골을 넣어 기쁘다”고 말했다.

9월 최종예선 2연전을 마친 대표팀은 10월7일 시리아와 안방에서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른 뒤 13일 이란으로 원정 4차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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