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정당, 한국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 들고 기습시위

최희진 기자
도쿄 주오구 하루미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16일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도쿄 주오구 하루미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16일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일본 극우정당인 국민당 관계자들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올림픽 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거주동 앞에서 전범기인 욱일기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선수촌 건물 외벽에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붙인 한국 선수단을 비난하기 위해서다.

국민당 관계자들은 16일 일본 도쿄 주오(中央)구 하루미(晴海)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와 확성기를 들고 “한국의 어리석은 반일 공작은 용납할 수 없다. 한국 선수단을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인원은 6~7명이었으며 시위는 약 1시간 정도 이어졌다. 일본 경찰들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날 시위는 국민당을 이끄는 스즈키 노부유키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 선수단이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선수촌에 걸어놓았다는 일본 매체 기사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대한체육회가 선수촌 외벽에 붙여놓은 현수막에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순신 장군이 1597년 명량해전을 앞두고 선조에게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편지를 보낸 것에서 착안한 응원 메시지다.

스즈키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반일 현수막을 걸었다. 한국 선수단은 올림픽을 보이콧하고 빨리 돌아가라”라고 주장했다. 스즈키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극우 인물이다.

한국 선수촌의 ‘이순신 메시지’에 일본 매체들과 또 다른 극우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15일 “이순신 장군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 맞선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돼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여한 국민당원 야마모토 카즈유키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단이 일본을 떠나기를 바란다. 그게 싫다면 현수막을 즉각 치워라. 그렇지 않으면 일본 국민들이 직접 뗄 것”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