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못해서 미안…꼭 응원할게” 도쿄 패럴림픽 양궁 대표 조장문, 남편 그리는 ‘눈물의 편지’ 공개

도쿄패럴림픽공동취재단·최희진 기자

항상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남편

2018년 간암 투병하다 하늘로

유품에서 발견한 편지 읽고 오열

도쿄에서 애절한 ‘사부곡’ 띄워

조장문이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활 시위를 당기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조장문이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활 시위를 당기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남편의 응원에 힘입어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했지만 남편은 이곳에 없다. 양궁 여자 대표팀 조장문(55·광주시청)이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1일 자신과 남편의 사연을 공개했다.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발이 불편한 조장문이 2012년 양궁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래 남편 김진환씨는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도쿄 패럴림픽 양궁 국가대표 조장문(오른쪽)과 생전의 남편 김진환씨. 조장문 제공

도쿄 패럴림픽 양궁 국가대표 조장문(오른쪽)과 생전의 남편 김진환씨. 조장문 제공

하지만 김씨는 2017년 10월 허리 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검사를 실시했고 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간에서 척추로 전이돼 요추 4번이 무너지면서 허리 통증이 나타난 것이다. 김씨는 2018년 3월 가족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조장문은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김씨가 병원에서 쓰던 다이어리에 남긴 편지를 발견하고 오열했다. 김씨는 “여보, 못난 남편을 살리려고 했는데 평생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도쿄 패럴림픽도 함께할 수 없구나. 정말 미안하다”고 썼다. 또 “여보, 패럴림픽에는 꼭 가. 내가 위에서 응원할게.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남편 김진환씨가 조장문에게 쓴 편지(왼쪽)와 조장문이 도쿄에서 쓴 답장. 조장문 제공

남편 김진환씨가 조장문에게 쓴 편지(왼쪽)와 조장문이 도쿄에서 쓴 답장. 조장문 제공

조장문은 도쿄에 도착해 남편에게 보내는 답장을 썼다. 조장문은 편지에서 “국내 시합 때 함께했던 당신의 힘으로 2019년 네덜란드(세계선수권대회)에서 쿼터를 획득해 당신이 걱정하고 원하는 도쿄 패럴림픽에 왔어요”라며 “빈자리가 너무 크고, 힘들 때마다 산소를 찾아 (당신을)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어서 눈물만 나오네요”라고 썼다.

조장문은 또 “끝까지 함께하며 내 오른발이 돼주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가버리고,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네요”라며 “항상 하늘에서 응원해주세요. 우리 남편 너무 보고 싶네. 사랑해”라고 말했다. 조장문은 남편을 향한 그리움을 품고 2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리는 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 리커브 오픈(32강전)에 출전한다.

사격 간판 박진호, 은메달 명중
탁구 남녀 단체 나란히 ‘은’ 확보

한국 패럴림픽 선수단은 1일에도 메달 낭보를 전했다.

사격 대표팀의 간판 박진호(청주시청)는 대회 사격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SH1) 결선에서 나타샤 힐트로프(독일)에 불과 0.1점 뒤진 253.0점을 쏘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지난달 30일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에서 동메달을 딴 박진호는 이번 대회 자신의 두 번째 메달을 손에 넣었다.

박진호는 경기 후반까지 선두를 지키다가 22번째 총알에 9.6점을 쏘면서 힐트로프에게 역전승을 허용했다. 박진호가 이날 예선과 결선에서 쏜 84발 중 유일한 9점대 점수였다. 박진호는 “영점도 일찍 잡혔고 컨디션도 좋았다. ‘한번 해보자’ 하고 집중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 발을 실수했다”며 “그래도 할 수 있는 경기력을 다 선보인 것 같아 후회는 없다.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탁구 남녀 대표팀은 3개조가 나란히 단체전 결승에 진출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백영복·김영건·김정길 조는 남자 단체(TT4-5) 4강에서 프랑스를 2-0으로 꺾었고, 서수연·이미규·윤지유 조는 여자 단체(TT1-3) 4강에서 크로아티아를 2-0으로 눌렀다. 박진철·차수용·김현욱 조도 남자 단체(TT1-2) 4강에서 2-1로 폴란드를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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