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연승…시비옹테크 ‘독주 시대’

2년 만에 프랑스오픈 정상 복귀

시비옹테크가 4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르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하며 정상을 차지한 뒤 포효하고 있다. 파리 | 로이터연합뉴스

코코 고프 꺾고 메이저 대회 2승
최근 출전한 6개 대회 모두 우승
22년 만에 WTA 최다 연승 타이
‘최고 3200RPM’ 나달 근접한 파워
여자 프로 테니스 대세로 ‘우뚝’

여자 테니스는 지금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의 시대다.

시비옹테크는 4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4360만유로·약 586억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코코 고프(23위·미국)를 1시간8분 만에 2-0(6-1 6-3)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2001년생 시비옹테크는 19세 때인 2020년 프랑스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20만유로(약 29억5000만원)다.

대회 내내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리본을 달았던 시비옹테크는 우승 소감에서도 “아직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잘 이겨내길 바란다. 상황이 점차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시비옹테크는 경기 뒤 관중석에서 자신을 응원한 폴란드의 축구 영웅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와 마주해 감격해하기도 했다.

시비옹테크의 우승은 예견됐다. 현재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시비옹테크의 적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비옹테크는 최근 출전한 6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올해 2월 이후 35연승 중이다. 35연승은 2000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이후 22년 만에 나온 WTA 투어 단식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시비옹테크는 약점을 찾기 힘든 무결점 플레이어다. 키 176㎝에 마른 듯한 체구지만 시비옹테크의 스트로크 플레이는 남자의 파워와 스피드에 못지않다. 2020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시비옹테크는 평균 2400대 중반의 분당 회전수(RPM)를 기록했는데, 이는 남자부 준결승 진출자인 디에고 슈와르츠만(아르헨티나)과 비슷하다. 최고 RPM은 3200까지 올라갔다. 남자 테니스 최고의 톱스핀 능력자인 라파엘 나달(스페인)에 근접한 수치다.

시비옹테크가 4일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파리 | UPI연합뉴스

시비옹테크는 평균 포핸드는 시속 73마일(약 117㎞)로 남자 평균에 비해 불과 4㎞ 낮은 수치였다. 백핸드 최고 스피드였던 시속 76마일(약 122㎞)은 남자부 하드히터인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친다. 서브 테크닉과 컨트롤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복식 출전 경험도 많아 네트플레이까지 강점을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지만 실수도 적다.

애슐리 바티(호주)의 은퇴와 함께 ‘여제’라 불리던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40대에 접어들면서 하락세가 분명하다. ‘영건’ 가운데 유일한 메이저 대회 4회 우승자인 오사카 나오미(일본)까지 깊은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시비옹테크의 연승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비오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