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확산으로 세계도 '비상'…통금 부활, 미접종자 입국 금지도

박용하 기자
지난  9일(현지시간) 태국 수도 방콕의 한 사원에서 주민들이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밤새 줄을 서 있다. 방콕 | AP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태국 수도 방콕의 한 사원에서 주민들이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밤새 줄을 서 있다. 방콕 | AP연합뉴스

코로나19에서의 회복을 기대하던 세계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며 세계적인 재유행이 본격화된 것이다. 일부 국가들은 야간 통행금지를 부활하거나,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두며 방역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전세계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는 42만8500여명으로,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의 평균(38만4300여명)에 비해 4만4200명(약 10%) 늘었다. 지난달 중순 4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팬더믹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으나,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확진자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아시아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8일 하루 3만8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당국은 향후 2주간의 추이에 따라 하루 확진자가 5만명까지 늘어나는 상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때 코로나19 ‘청정 국가’로 불렸던 베트남도 지난 10일 1616명의 확진자를 기록하며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부터 백신 접종자들의 무격리 입국을 시행한 태국 푸켓에서는 델타 변이(인도 변이) 감염 사례가 최초로 확인됐다.

올림픽을 앞둔 일본도 확진자 급증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은 10일 기준 2458명으로 나흘 연속 2000명을 넘겼다. 특히 도쿄는 950명의 확진자를 기록해 지난 5월13일 이후 58일만에 최다치를 경신했다. 일주일 전에 비해 234명(32.7%) 폭증한 수치다.

최근 코로나19 회복세를 걷던 미국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로스앤젤레스(LA)주는 지난 8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839명으로 전주 대비 165% 늘었다. LA주에서는 16세 이상 주민의 60%가 백신을 맞았지만,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뉴욕주도 접종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하루 평균 약 52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주일 전 평균보다 42%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자, 일부 국가들은 한동안 완화했던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오는 12일부터 ‘긴급사태’를 발효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이나 주류 판매 제한 등에 나설 예정이다. 올림픽 무관중 경기를 하는 지역도 후쿠시마현을 포함해 6개 지역으로 늘렸다. 태국은 수도 방콕 등 고위험 지역 10곳에 심야 통행금지와 지역간 이동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아시아보다 상황이 나은 유럽 국가들도 방역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술집을 자정까지만 운영하고, 다음달 13일까지 클럽의 영업을 중지하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카탈루냐는 태국과 마찬가지로 심야 통행금지 제도를 도입했다. 발렌시아 등 스페인의 다른 지역 정부들도 중앙정부와 법원에 통금 조치를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중해 섬나라인 몰타는 오는 14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은 아예 입국을 금지할 예정이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입국을 금지한 것은 몰타가 유럽에서 처음이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