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에 코로나19 검사키트 5억개 무료 배포 작전 개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책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사키트 5억개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누구도 이것이 이처럼 빨리 퍼질 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지난 며칠 사이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폭발했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지치고 화가 났다는 것을 안다”고 공감을 나타낸 뒤 “우리 모두는 이것이 끝나기를 바라지만 아직 우리는 그 안에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대책은 코로나19 검사 대폭 확대와 의료인력 부족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코로나19 검사키트 5억개를 연방정부가 구매해 원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가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스스로 검사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될 경우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 등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는 지역에 연방 정부 차원의 코로나19 검사소를 확대 개설하고 군 의료인력 1000명을 각 주 의료기관에 파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시민들에게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무료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배척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시민들에게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 있는 질문에 “모든 미국인이 한차례씩 검사를 받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그 비용은 얼마나 되나”라고 반문했다. 미국의 전체 인구는 약 3억3300만명 수준이다.

백악관의 입장 변화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1%에도 미치지 않았지만 현재 신규 확진자 4명 중 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검사키트 5억개 무상 제공 정책이 실제로 집행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검사키트를 원하는 시민들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1월 중에나 실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필요시 국방생산물자법(DPA)을 발동하겠다고 했지만 단기간에 5억개에 달하는 검사키트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또 신청이나 배포 방법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검사키트 무료 배포 전략이 실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추가접종(부스터샷)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올해 40만 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숨졌지만 대부분 미접종자였다. 거의 대부분은 피할 수 있었다”면서 “제발 백신을 맞으라”라고 호소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공개한 사실을 언급하며 “부스터샷은 나와 그가 동의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 대기업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에 대해선 “당신의 삶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CDC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인구의 72.6%가 최소 1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61.6%다. 부스터샷을 맞은 비율은 30.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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