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에너지 탈피하자”…재생에너지 전환 등에 3000억유로 지원 로드맵 발표

박효재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회원국들의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 탈피를 위해 2030년까지 3000억유로(약 401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에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를 노골화하고, 일부 회원국들이 대러 제재 대오에서 이탈하려는 상황에서 유럽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러시아 화석연료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우리의 야망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화석연료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2030년까지 30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U는 러시아산 화석연료 완전 탈피 목표 기한으로 정한 2027년까지 2100억유로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지원 패키지는 우선 에너지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각각 560억유로, 860억유로를 할당하기로 했다. 전체 지원금 3000억 유로 중 720억유로는 정책보조금으로, 나머지는 대출 형태로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러시아 에너지 탈피를 위한 세부 목표치를 높이는 한편,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40%로 잡았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45%로 높이고, 에너지 효율 목표치는 9%에서 13%로 상향 수정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태양광 용량을 2배로 늘리고, 신축 건물에는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수년 걸리던 각국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승인은 1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유럽의 에너지 안보가 흔들리면서 EU가 향후 수십년 간 지정학적·기후적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최근 폴란드와 불가리아가 천연가스 구매 대금의 루블화 결제를 거부하자마자 가스 공습을 중단했다. EU는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및 정제제품 수입 금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의 반대에 막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EU는 러시아산 에너지 대체를 위한 가스 인프라 투자에 100억유로, 석유 인프라 투자에도 2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앞서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조치 승인 조건으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이 요구한 인프라 보조금에는 한참 모자란다. CNN 등에 따르면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불가리아 등은 석유 금수조치 승인 조건으로 150억~180억유로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를 골자로 하는 EU의 6차 대러 제재 합의는 조만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EU 고위 관리를 인용해 “헝가리가 실제 정유시설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7억5000만 유로 내외로 추산되는데 터무니 없이 높은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헝가리 당국은 러시아 우랄유 외에 다른 국가 석유도 정제처리할 수 있도록 자국 최대 정유시설을 개조하는 데만 수조 포린트가 든다며 과도기 적용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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