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핼러윈의 비극…세월호 이래 최대 인명피해”

김혜리 기자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 30일 새벽 핼러윈 호박 모형이 놓여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 30일 새벽 핼러윈 호박 모형이 놓여 있다. 문재원 기자

주요 외신들은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참사를 일제히 긴급기사로 타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 전후부터 홈페이지 속보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고 있다. NYT는 “한국의 최근 역사에서 평화 시기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 사고 중 하나”라면서 “장기간 홍보됐던 행사였던 까닭에 인파 관리와 계획 등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CNN과 영국 BBC 방송 등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홈페이지 1면 톱기사로 다루며 속보창을 운영하고 있다.

WP는 “이태원 참사는 2014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이후 한국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고 중 하나로 보인다”면서 “이달 1일 인도네시아의 한 축구장에서 경찰이 팬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최소 130명이 숨진 사건에 이어 한 달새 두 차례나 대규모 압사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군중 시뮬레이션 전문가를 인용해 “높은 군중 밀집도를 예측·감지·방지하는 적절한 군중 관리 프로세스가 정립되지 않는 한 이러한 일들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원의 지역적 특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NYT는 한국 젊은층들이 서울에서 가장 국제화되고 자유로운 동네이자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을 핼러윈 축제 장소로 선호해왔다면서 “2년간의 팬데믹 관련 규제 이후 젊은 한국인들이 몰려 올해는 특히 인파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NYT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이태원과 가까운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WSJ는 핼러윈을 앞두고 이날 이태원에서 열린 행사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열린 것이고 영업시간 제한이나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등 규제도 상당수 해제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몇년간 한국에서 20대들이 핼러윈에 의상을 차려입고 클럽을 가는 등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생겼다면서 이번 사고 사상자 대다수가 10~20대 청년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목격자들은 저녁이 깊어가면서 (이태원에 모인) 군중들이 갈수록 흥분하고 통제력을 잃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한국에서 인명피해가 컸던 가장 최근 사고도 젊은이들의 피해가 컸다”면서 “2014년 4월 (세월호) 페리 침몰 당시 숨진 304명도 고교생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사고는 느슨한 안전기준과 규제 실패를 드러냈다”면서 “(이번 사고로 인해) 페리 참사 이후 정부 당국자들이 공공 안전기준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세간의 주목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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