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김기덕(52)은 국내보다 해외 관람객을 더 많이 끌어모으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그의 영화는 소수 마니아 관객들에게만 인정을 받아왔고, 그는 기인스럽고 괴팍한 이미지로 비춰져 왔다. KBS1 <수요기획> ‘리얼 김기덕’ 편을 통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 김기덕의 일상을 따라가본다.
그는 자신이 직접 지은, 화장실도 없는 허름한 집에서 4년째 혼자 살고 있다. 집 안에 쳐놓은 텐트 안에서 자고 일어나 시나리오를 쓰며, 혼자 밥을 지어 먹고, 빨래를 하고 텃밭을 가꾼다. 그의 또 다른 취미 생활은 커피머신, 카메라, 태양열 자전거 등 기계를 만들었다 부수는 일이다.
김기덕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그간의 살아온 시간들’에 대해 털어놓는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15살에 공장에 들어갔다. 늘 열패감에 휩싸여 있었고, ‘내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공장에 수많은 의견을 제시하고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세상의 벽은 높았고, 도망치듯 파리로 떠났다. 그가 파리에서 돌아와 만든 첫 영화가 <악어>였고 세상은 여전히 냉혹했다. 방송은 12일 오후 11시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