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209조 중 11조만 편성…임기 내 목표 달성 역부족

이창준 기자

역대 최고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

수입 6%대 느는데 지출은 4%대

국가 채무비율 4년간 52%로 관리

국정과제 209조 중 11조만 편성…임기 내 목표 달성 역부족

긴축재정 기조로의 전환을 공언한 윤석열 정부가 정권 말까지 연평균 지출 증가율을 5% 미만으로 관리하겠다는 중기 재정운용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소극적 지출 기조가 이어지면 당장 정부가 국정과제 소요 예산으로 제시한 209조원을 집행하는 것부터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윤 정부 연평균 지출증가율 목표 4.6%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국가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한 결과 국가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향후 4년간 이를 안정화시키고 건전재정 기조를 확립하는 새 정부 재정운용 방향을 제시했다.

큰 틀은 2022~2026년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을 4.6%로 관리하는 것이다. 정부는 역대 최고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며 내년도 지출 증가율을 올해 대비 5.2%로 설정했다. 또 내후년부터는 이보다 허리띠를 더 졸라맨다.

재정운용 계획에 따르면 2024년도 예산은 669조7000억원으로 내년도 예산보다 4.8% 늘어나게 되며 증가율은 2025년 4.4%, 2026년 4.2%로 꾸준히 낮아진다.

반면 재정수입은 같은 기간 매년 6.6%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국세수입이 연평균 7.6%,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은 각 1.9%, 5.4%씩 늘어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재정수지도 내년부터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본예산 기준 적자폭이 올해 94조1000억원에서 내년 58조2000억원으로 줄어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은 2.6%다. 정부는 2026년까지 이를 2.2%까지 낮출 계획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현재 수준인 50%를 정권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0%로, 지난해 발표된 중기 재정운용 계획에 따르면 이는 2025년까지 58.8%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긴축재정 기조하에서 이를 2026년까지 52.2%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재정준칙을 법제화해 향후 이날 발표한 재정운용 기조를 제도적으로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GDP 대비 50%의 국가채무 비율과 -2~-3%대의 재정수지 비율을 예산 편성의 법적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 지출 구조조정 현실성 의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시하는 대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간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이 지출 근거가 법에 명시된 의무지출인 데다 재량지출 항목도 매년 재정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한시적 지출을 제외하면 기존 사업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재정준칙 목표인 2%대의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는 한시지출을 빼면 지난 정부에서부터 달성됐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가 강조하는 긴축재정 기조가 착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정당국이 발표한 지출 계획으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당시 발표했던 국정과제를 임기 동안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110대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5년간 209조원을 투입해 이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내년도 예산에 국정과제 몫으로 편성된 예산은 11조원에 불과한 상황으로 정부는 남은 4년여간 200조원을 추가 집행해야 한다. 그러나 연간 4.6%의 지출 증가율로는 사실상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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