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수 107만명의 특례시인 경기 용인시는 지금까지 한번도 재선 시장이 나온 적이 없다. 역대 시장이 이런저런 비리에 연루돼 연임 문턱을 못 넘어섰기 때문이다. 재선 시장이 나와 이런 ‘흑역사’에 종지부를 찍을지, 아니면 새 시장이 탄생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용인시는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33만9706표를 얻어 3078표 차이로 이재명 후보(33만6628표)를 이긴 곳이다. 이런 득표 결과가 이번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도 주목되고 있다.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백군기 후보(72·용인시장·왼쪽 사진)와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60·전 국회의원·오른쪽)가 맞대결하는 구도다. 4년간의 시정 성과를 내세우는 백 후보와 이번 대선의 흐름을 타고 지지세 확산을 이어가는 이 후보 간의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 후보는 지난 1~2일 치러진 경선에서 전 용인시의회 의장이던 이건한 예비후보를 따돌리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경험이 실력”이라며 “지난 4년 임기 동안 난개발특위 운영 등을 통해 난개발을 막고 플랫폼시티 사업 등을 통해 개발이익을 시민에게 환원했으며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 착공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쟁 상대인 이 후보를 의식한 듯 “단순히 대통령과의 인연, 막연하게 과시하는 인맥만으로는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힌 용인시의 산적한 과제들을 풀 수 없다”면서 “누구나 화려한 구호와 장밋빛 청사진으로 미래를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초보 운전자에게 110만 도농복합도시 용인시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백 후보는 시민이 주인인 따뜻한 복지도시, 교통혁명 프로젝트를 통한 최고의 교통도시, 친환경 녹색 명품 가든 도시, 대한민국 최고의 첨단 경제자족도시, 품격 있는 문화예술도시를 5대 비전으로 내놨다.
이 후보는 13명의 예비후보와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쳐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 공보실장 겸 상근보좌역을 맡았던 ‘윤심’ 측근으로, 대선 승리 분위기를 이번 지방선거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 후보는 “말로는 누구나 그럴듯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지만 좋은 비전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나 추진력, 네트워크는 하루아침에 갖춰지는 게 아니다”라며 “시장으로 봉사할 기회를 부여해 주신다면 청와대와 국회, 중앙부처 등 어디든 뛰어가 해법을 찾는 실행력이 강한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수지 연장, 경강선 광주~용인 연장, 용서고속도로 대체도로 신설, 플랫폼시티의 최첨단 경제자족도시화, 국지도 5번 단절구간 연결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