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봉계 ‘한우 불고기 특구’ 지켜라

백승목 기자

인접 경주서 구제역 발생

울산지역 한우농가 밀집 북구·울주군 방역 초비상

‘언양·봉계 불고기 특구를 지켜라.’

경북 경주에서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인접지역인 울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울산과 경계를 이루는 경주 외동읍의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양성판정(10일)이 나온 것이다. 당장 구제역 발생지점으로부터 10㎞ 이내인 경계지역에 울산 북구 일부 지역이 포함됐다. 류모씨(58·울산 북구) 등 2곳의 한우농가 24마리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국내 첫 먹을거리 특구로 지정된 울주군 두동면 봉계불고기단지 전경. | 울산시청 제공

국내 첫 먹을거리 특구로 지정된 울주군 두동면 봉계불고기단지 전경. | 울산시청 제공

경주의 구제역 발생사례는 울산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경주에서는 지난해 말 안강읍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불과 10여일 만에 무려 50㎞나 떨어진 외동읍에서 추가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외동읍과 접경을 이룬 울산 울주군과 북구 등지로 구제역이 확산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울산지역 소 사육농가(한우 3만4000여마리·젖소 4000여마리)의 대부분이 울주군과 북구에 몰려 있다. 또 경주의 구제역 발생지점(외동읍 황성리)에서 30~40㎞ 떨어진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와 언양읍 일원(16만8000㎡)에는 ‘한우불고기특구’가 자리잡고 있다.

언양·봉계 일대는 정부가 2006년 9월 국내 처음으로 지정한 ‘먹을거리 특구’다. 봉계 44곳, 언양 28곳 등 72곳의 한우숯불구이 식당들이 영업 중이다.

불고기특구에서 소비되는 쇠고기는 연간 4000여마리. 이 가운데 절반은 울주군에서 키워진 한우로 조달하지만, 나머지는 김해·경주 등 외지로부터 쇠고기를 공급받고 있다.

한우식당 업주 박모씨(48)는 “구제역이 울산 코앞까지 왔다니 식당 손님이 줄어들지 않을까 크게 걱정된다”면서 “불고기특구의 영업손실은 울주군의 관광수익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산시와 울주군·북구 등은 백신 예방접종을 결정했다.

관계 공무원과 수의사·축협직원 등으로 20개의 예방접종팀(5인1조)을 구성하고, 접종에 필요한 방역복과 자재 확보에 나섰다.

울산시는 방역비용 23억여원 중 10억여원을 정부가 특별교부세로 지원해 줄 것도 요청했다. 구제역 발생 우려 지역인 울산 북구 중산동, 울주군 반곡리, 교동리 등 5곳을 포함해 경주를 오가는 도로 9곳의 통행 폐쇄조치도 취했다. 방역초소(이동통제초소)도 27곳에 설치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곧 백신 예방접종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접종기간을 최대한 줄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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