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발병 확률 낮다더니… ‘학교도 뚫릴 수 있다’ 긴장

송현숙·권기정·조형국 기자

첫 10대 확진환자 나와

▲ 14번 환자와 응급실 겹쳐… 정부 “격리, 노출 없었다”
“학교·주소지 안 알려줘” 교육부, 복지부에 불만
수학여행·체험학습 취소… 전국 학교 1970곳 휴업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감염된 10대 학생이 처음 발생하며 교육현장의 긴장과 동요가 커지고 있다. 그간 해외에서 10대 이하의 발병 확률이 낮다던 보건당국 설명과 달리, 상대적 안전지대로 꼽혔던 학교마저 뚫릴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정부는 “병원 입원 중에 걸린 병원 내 감염이고 접촉자도 없어 전염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학여행 등 단체행동을 취소하는 학교들이 이어지고, 8일 현재 전국에서 1970개 학교가 휴업해 전날보다 101곳 늘어났다.

메르스 예방을 위해 8일 휴교에 들어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왼쪽)이 텅 비어 있다. 이웃한 고등학교 운동장(오른쪽)에선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메르스 예방을 위해 8일 휴교에 들어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왼쪽)이 텅 비어 있다. 이웃한 고등학교 운동장(오른쪽)에선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 정부, “학교 접촉자는 없었다”

첫 10대 메르스 확진자로 판정된 67번 환자(16)는 경기도 남양주에 살고 있는 고교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평소 앓던 병으로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하루 정도 머문 뒤, 28일 수술을 받고 1인실에 입원했다. 5월27~29일 응급실에 있었던 ‘슈퍼 전파자’ 14번 환자(35)와 내원 기간이 겹친다.

이 학생은 삼성병원 내 메르스 전파가 확인된 후 시작된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국립보건연구원 2차 검사를 거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이 학생이) 수술을 받고 1인실에 입원한 뒤 바로 격리병동으로 옮겼기 때문에 노출이 없었다. 학교 관계자나 친구 등 방문 기록을 살폈으나 접촉이 없었음을 확인했다”며 “증상은 심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메르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보건·교육당국의 공조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복지부가 이 학생의 주소·학교 등을 알려주지 않았고, 어느 교육청 소속 학교인지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확진확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이 학생이 남양주에 사는 사실도 서울시에 파견한 교육청 직원에게 확인했다”고 정보 불통 상황에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3일에도 복지부는 학생과 교사 격리자가 300명가량이라고 국회에 보고했지만 교육부는 32명이라고 밝혀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청소년은 발병 확률 낮다더니… ‘학교도 뚫릴 수 있다’ 긴장

■ 휴업·단체행동 취소 확대

8일 현재 전국에서 휴업 중인 유치원·학교는 1970곳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과 대전 서구, 수원·용인·평택·안성·화성·오산·부천 등 경기 남부의 7개 시는 이날부터 3~5일간 장기 휴업에 돌입했다. 경기도 군포·시흥·하남에서도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가 이어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수학여행을 취소·연기하는 초·중·고교와 특수학교들도 늘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한 학교는 대부분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7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수학여행 전면 금지를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부산에서 6∼7월 중에 수학여행을 계획했다가 이미 떠난 12개 학교를 제외한 29개교가 수학여행을 포기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취소나 연기에 따른 위약금은 부산시교육청이 부담하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당일이나 1박2일간 진행하는 체험학습과 학생·교사가 모이는 모든 단체활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지난주 수도권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7개 학교 학생과 교사의 건강 상태를 집중적으로 검사할 계획이다.

강원도에서도 도내 209개 학교가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을 중단했다. 광주에서는 초·중·고 18개교가 제주·수도권 등으로 잡았던 수학여행을, 제주는 초등학교·고교 8곳이 수도권으로 잡았던 수학여행을 연기·취소했다. 전남은 이달 중 수학여행이 예정된 91개교 중 65곳이, 대구는 중·고교 11곳이, 경남에선 50개교가 수학여행을 취소·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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