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폭우…건물도 길도 산도 무너졌다

김원진·최승현 기자

수도권·강원 등 중부지역서

이틀간 10명 사망·6명 실종

행안부, 중대본 3단계로 격상

지난 8일부터 이틀째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10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에 호우특보가 발효되고 서울 중·관악구 등 경기·인천·강원 지역 12개 시·군·구에는 산사태 경보까지 발령되는 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오후 6시 기준 서울에서 5명, 경기에서 3명, 강원에서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실종자도 6명(서울 4명·경기 2명) 발생했다.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다친 사람은 경기에서만 9명이 나왔다.

이번 집중호우는 서울 동작·강남·서초구와 경기 양평군·광주시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사망자 등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전날 서울 동작구 기상청은 시간당 강우량이 기상 관측사상 가장 많은 136.5㎜를 넘기도 했다.

경기 화성시에서는 이날 오전 4시27분쯤 공장 직원 기숙사로 사용하는 컨테이너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공장 직원으로 근무하던 이주노동자 A씨가 숨졌다. 오전 8시10분쯤에는 강원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의 한 계곡에서 펜션 투숙객 B씨(54)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2시간10분 후 1㎞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낮 12시54분쯤 강원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C씨(71)의 집을 덮쳤다. 소방당국은 굴착기를 투입해 낙석과 토사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오후 매몰돼 숨진 C씨를 발견했다. 강원 영서 지역에는 150~280㎜의 비가 내렸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10시10분쯤에는 서울 관악구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살던 가족이 침수된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40대 여성과 그의 여동생 D씨, D씨의 10대 딸이 차례로 발견됐다.

실종자는 서초구 지하상가 통로와 맨홀 하수구 등 서울에서 4명이 발생했다. 경기 광주시에서는 하천 범람으로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서울 지역 비 피해는 강남 일대 저지대에 집중됐다.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선 집중호우로 이재민 106명이 발생해 이 중 89명이 인근 중학교로 대피했다. 송파구 문정동 화훼마을은 70여가구 주민 100여명이 인근 주민센터로 대피했다.

주택 침수에 따른 이재민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주택·상가 침수 신고가 772건 들어왔다. 수도권에선 328가구 이재민 441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학교, 체육관, 민박집 등에서 머무르고 있다. 서울 동작구와 경기 광명 등에서도 308가구 402명이 주민센터와 학교, 복지관으로 일시 대피했다.

선로 침수 등 수도권의 공공시설도 피해가 컸다. 서울지하철 9호선은 8일 밤부터 부분 통제를 했고, 다음날 오후 2시에야 전 구간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한강 수위가 높아져 반포대로 잠수교는 8일 밤부터 양방향 통제 중이고, 올림픽대로 여의하류~여의상류 양방향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중랑천 월계1교 지점 수위가 차량통제 수위인 15.83m를 넘어 동부간선도로 양방향(수락지하차도~성수JC)이 전면 통제됐다.

산림청은 전국 49개 시·군·구에 산사태 예보를 발령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곳은 서울 중·관악구, 인천 남동구, 경기 부천·광명·군포·여주시·양평군, 강원 춘천·원주시, 횡성·평창군 등 12개 시·군·구이다. 산사태 주의보는 37개 시·군·구에 발령됐다.

북한강 수위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소양강댐의 물도 방류된다. 환경부는 10일 오후 3시부터 19일 오후 4시까지 수문을 열고 방류한다고 밝혔다. 소양강댐이 방류하는 것은 2020년 8월5일 이후 2년여 만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시부터 중대본을 3단계로 상향했다. 풍수해 위기경보는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풍수해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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