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내대표 거취 놓고 하루 종일 ‘총성’
친박 “거부 땐 수단·방법 다 동원 사퇴 시킬 것” 장외 압박
비박 “민주적 절차로 정한 의원 총의 무시 말라” 집단 행동
친박·비박계 간 ‘내전’에 돌입한 새누리당에선 29일 하루 종일 ‘총성’이 오갔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전포고’에 따라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밀어붙이고 있는 친박계는 자진사퇴를 압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에 맞서 비박계도 집단행동에 들어가면서 곳곳에서 충돌했다. 양측이 유 원내대표 사퇴 여부를 향후 정국과 20대 총선 공천 주도권 향방을 가늠할 상징으로 인식하면서, 여권 내분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 최고위 격돌, 결론은 못내
새누리당은 오후 3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유 원내대표 거취를 집중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 주재로 최고위 구성원 8명만 참석한 가운데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다. 거취 논란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와 서청원·김태호·이인제·김을동·이정현 최고위원,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에선 친박계 최고위원들과 유 원내대표 의견이 맞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좌장인 서 최고위원은 회의 결론을 유 원내대표 자진사퇴 쪽으로 내고,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도 거듭 유 원내대표의 ‘사퇴 결단’을 밀어붙였다.
유 원내대표는 대부분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했지만, “자진사퇴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정책위의장은 “유 원내대표에게 고민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결국 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다. 회의 직후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고위원들 얘기를 유 원내대표가 잘 경청했고 고민하겠다는 것으로 끝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의 중) 당을 위해서 희생을 통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간곡한 이야기가 있었고. 또 몇 분은 그래도 시간을 좀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참석자들 발언을 정리했다.
■ 장외설전·집단행동… 곳곳 충돌
당내는 계파별로 쪼개져 어수선했다. 친박계 초선인 김태흠·이장우 의원은 전날에 이어 ‘재신임 의총’을 주장하며 공세를 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사퇴를) 끝까지 거부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비박계도 집단행동으로 반격에 나섰다. 비박계 재선 의원들은 긴급 최고위에 앞서 회동을 한 뒤 친박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된 것을 의원들의 총의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최고위원회가 당내 분란의 빌미를 주어서는 더욱 안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는 김용태·김세연·김영우·박민식·홍일표 의원 등 20명이 서명했다.
비박계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원내대표 유임을 요구하는 사발통문 돌리기 등 대책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