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SWOT 분석

②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지환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 다시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드는 데 노력하는 그런 권력의지라면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 (1월12일 귀국 기자회견 중)

■S(강점·Strength)

강점은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이력에 따른 높은 인지도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공식 대선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지지율 1위였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천년 안에는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 될 기회가 없다.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넘치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간 현실정치에 발을 담그지 않아 상대적으로 참신한 이미지도 갖고 있다. 기성 정치권에 혐오가 큰 한국사회에서 최근 10년간 국외에 있었다는 점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점 때가 묻지 않은 정치신인”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한 것도 이 강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가 지난 12일 서울역에서 환영인파에 둘러싸여 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가 지난 12일 서울역에서 환영인파에 둘러싸여 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W(약점·Weakness)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권교체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여권 주자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약점이다. 반 전 총장은 “사실 지지율로 말하면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전까진 제가 많은 경우에 앞서 있었다”며 “저를 기존 정권과 같이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주자라는 꼬리표를 달고선 조기대선에서 이기는 게 어려운 상황인 만큼 반 전 총장은 외연을 확장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한 것도 외연 확장을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정치교체론으로 정권교체론에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효과는 크지 않다. 최근 10년간 국외에서 활동해 한국 사회의 구체적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O(기회·Opportunity)

반 전 총장의 기회는 제3지대 세력화다. 설 연휴 이후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에서 다양한 정치세력을 모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면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이후 지방 ‘민생행보’를 마무리한 뒤 개헌론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정의화·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과 접촉했다. 설 연휴 기간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 구축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초쯤 반 전 총장을 돕겠다는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 중 일부가 탈당할 경우 이를 계기로 정계개편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반 전 총장의 ‘빅텐트’가 새누리당, 바른정당 등 기존 여권 재조합 수준에 그칠 경우 확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T(위협·Threat)

동생·조카 등 친·인척 비리와 ‘박연차 23만달러 수수 의혹’ 등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수신제가가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은 반 전 총장에겐 뼈아픈 대목이다.

반 전 총장은 친·인척 비리에 대해 “면목이 없다”면서도 본인과의 연관성은 부인하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에게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20만불을 준 사람에게 일기를 쓰면서 혹평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느냐”고 했다. 반 전 총장은 2005년 5월4일 일기장에 “베트남 장관 환영 만찬을 (전날) 주최했다. 손님 중 부산에서 사업하면서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근무하는 사업가인 (빈칸) 회장을 초청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후원자라 그런지 태도가 불손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었다”고 적었다.

향후에도 야권의 의혹제기는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2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수많은 의혹이 양파껍질을 벗기듯이 제기되고 있고 저희한테 제보된 것만 하더라도 7~8건이 된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해 이영훈 목사 등과 면담을 마친 후 기도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해 이영훈 목사 등과 면담을 마친 후 기도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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