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공약 평가

②일자리 정책 ‘겹치고 비슷’

김지환 기자

일자리·노동

문, 동일가치 동일임금법 개혁적…재원대책 미흡

안, 노동시간 단축 방안 구체적…현실과는 괴리

일자리·노동 공약 평가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가장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개혁성 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구체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 후보는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이 1호 공약이다. 하지만 공공부문 주도 일자리 확산은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경기를 어떻게 활성화해 일자리를 만들지에 대한 방안이 더 보완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민간 일자리 증대 계획은 원론적 입장만 제시돼 있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주도인 만큼 재원 확보 문제가 실행과정에서 중요한데 현재 제시된 재원조달 방안으로 충분할지에 대한 의문이 나왔다. 상시·지속적 일자리의 경우 정규직 고용 원칙을 법제화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비정규직 차별금지법 제정과 같은 개혁입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미완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고 평가됐다. 동일가치 동일임금 법제화, 원청이 사내하청에 대해 공동 고용주로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 등은 개혁적이라는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기업규제 완화, 산업단지 개발 등 과거 개발주의적 관점에 기초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노동자 고용안정보다는 기업 구조조정이나 노동자 전직을 돕는 차원에서 재창업 프로그램 등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하도급 노사대표도 원청 사업장의 노사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최저임금 1만원 임기 내 달성이라는 일부 개혁적 안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 양극화 원인을 ‘강성 귀족노조’로 보고 있어 편향된 관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용관계, 근무체제, 인력개발 등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제도와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구체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노동시간 단축은 포괄임금제 개선, 근로시간 계좌제도, 연차휴가 사용촉진 등 구체적 방안을 내놓았다. 다만 현재 굴뚝산업에서 고용불안을 겪으며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안 후보의 미래지향적 공약은 다소 현실과 괴리됐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평가단은 “직업능력개발 등 향후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조처는 당장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의 욕구를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중소 및 벤처기업의 창업환경 조성에 중심을 두고 있어 일부 가치성이 있지만 한정된 분야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수 후보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비정규직 총량규제 등 전향적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총체적 내용의 충실함은 다소 아쉽다고 평가단은 설명했다. 칼퇴근법 역시 현실화를 위해 구체적 방법론이 더 나와야 한다는 평가다.

심 후보는 후보들 중 가장 진보적이고 노동친화적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공약 현실화 과정에서 사용자를 포함한 다른 이해관계자의 동의나 지지를 얻는 게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노동친화 공약 실현을 위해 정부와 사용자가 아니라 노동계가 분담해야 할 몫에 대한 내용이 보완돼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평가단은 “노동·일자리 분야에서 강조돼야 할 것은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라며 “5명의 후보가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차별금지 및 정규직화 등 많은 점에서 유사한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경실련 공약 평가단

■ 일자리·노동

권순식 창원대 경영학과 교수,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 팀장, 노상헌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광택 국민대 법대 명예교수

■ 안전

신현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기후변화팀장,

함승희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복지

남은경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팀장, 남현주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교육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 나병현 서울대 강사, 남은경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팀장, 윤여각 방송통신대 교육학과 교수

■ 청년

고경일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 팀장,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 팀장, 나병현 서울대 강사, 남은경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팀장, 노상헌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순탁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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