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TV토론…개인 의혹 공방
이 “몇번째 우려먹나, 예의 아니다” “검사 그렇게 했나”
윤 “거짓말 달인” “선거 일주일 남겨놓고…후안무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마지막이자 다섯번째 TV토론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대체로 정책 논쟁으로 흐르던 토론회는 윤 후보가 막바지에 이 후보의 도덕성 의혹을 꺼내들면서 난타전으로 바뀌었다. “거짓말 달인”(윤 후보), “검사 그렇게 해왔나”(이 후보) 등 거친 발언이 오갔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KBS에서 진행된 5차 TV토론회에서 사회 분야를 두고 토론했다.
윤 후보가 자신의 주도권 토론이 진행되던 오후 9시40분쯤 이 후보에게 대장동 의혹을 따져 물으면서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윤 후보는 “대장동 사건을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서 설계하고 다 승인했음에도 검찰이 수사를 덮었다. 덮은 증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러면서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노동 가치, 나라의 미래를 얘기하는 건 국민을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 아닌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의 녹취록에 담긴 이 후보 관련 내용을 조목조목 읊었다.
이 후보는 “벌써 몇 번째 우려먹는지 모르겠는데 국민 삶을 놓고 (토론해야 할 때에) 이러시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이어 “제안한다. 대선이 끝나도 반드시 특검을 하자는 데 동의해주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 돼도 책임지자. 동의하나”라고 했다.
두 후보는 곧바로 특검 수용 여부를 두고 설전을 이어갔다. 윤 후보가 “이거 보세요”라고 격앙된 어조로 반문하고, 이 후보가 “동의하나”라고 되묻는 모습이 세 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윤 후보가 “대선이 국민학교 반장 선거냐. 정확하게 수사가 안 이뤄지고 덮지 않았나”라고 하자 이 후보가 “대답을 안 하시네요”라고 맞받기도 했다. 수차례 공방이 오간 끝에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아니 왜 당연한 것을 지금까지 안 하고 있다가 (이제 말하느냐)”라고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언급한 대장동 특혜 개발 연루자들의 녹취록을 두고는 “똑같은 사람이 한 말인데 (윤 후보에 관한 얘기는 말하지 않고) 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그렇게 근거를 드냐”면서 “검사를 그렇게 해왔나”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두 후보는 “국민 여러분, 한번 보십시오. 누가 몸통인지”(이 후보), “거짓말이 워낙 달인이니 못하는 말씀이 없다”(윤 후보)고 충돌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질문을 돌리면서도 이 후보 가족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논란을 제기하며 이 후보를 표적 삼았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형님이나 자신을 공격하는 김모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한 현안과 관련해 (안 후보가 관련 공약을 내) 말씀 주신 것 아니냐”고 했다. 안 후보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지만, 이 후보는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느냐”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두 후보는 토론회 마지막 발언에서도 상대를 겨냥해 공세를 폈다.
이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 특검 하고 책임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져야 된다(는 데 윤 후보가) 동의하지 않는 것 보셨지 않나”라며 “이것으로 저는 (누가 책임이 있는지) 분명하게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정치가 상대방의 발목을 잡고 음해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누가 더 열심히 일하는가를 실적을 가지고 경쟁하고 검증받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개헌과 입법을 통해 통합정부가 가능한 시스템도 만들어서 모든 정치세력들이, 여기 계신 안 후보, 심 후보 다 참여해 정말 진정한 국민내각 만들어서 잘사는 나라 꼭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통합정부에 동참할 세력에 윤 후보는 제외했다.
윤 후보는 “저희가 지난해 9월부터 (대장동) 특검을 하자, 또 우리 것도 할 것 있으면 받자 했는데 지금까지 다수당이 이걸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선거를 일주일 남겨놓고 또 특검 하자고 하는데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