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지방선거…뛰는 청년들

학창 시절 대중교통 불편…지역 교통문제 절박해요

조문희 기자

2002년생 최정현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출마

최정현 국민의힘 경기도 광역의원(남양주 제4선거구) 후보가 지난 5일 선거운동복장으로 방송사 촬영에 응하고 있다. 최정현 후보 제공

최정현 국민의힘 경기도 광역의원(남양주 제4선거구) 후보가 지난 5일 선거운동복장으로 방송사 촬영에 응하고 있다. 최정현 후보 제공

청년에 매몰된 정치는 싫어
유세차, 사람들 불편해 안 쓰고
선거 사무실 대신 공유 오피스

최정현 후보는 국내 선거 사상 첫 10대 출마자다. 2002년 4월15일생이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시의원 선거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당시 공직선거법상 만 19세였다. 이후 여러 정당에서 10대 후보자가 나왔지만 최 후보의 첫 출마 기록은 그대로다. 최근 광역의원으로 출마하는 게 어떻냐는 당 권유를 따라 경기도의회로 출마지를 바꿨다.

지난 18일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한 최 후보는 ‘청년 정치인’이란 꼬리표에 절반만 동의한다. “흔히 청년 문제로 주거와 일자리를 거론하지만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40대 가장도 주거 문제에 시달리고, 경력이 단절된 사람도 일자리 문제를 겪잖아요.” 최 후보는 청년 문제를 가장 잘 알고 해결할 사람이 당사자인 청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주민 출신 의원 100명이 있다고 이주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 후보 공약을 보면 청년 공약은 따로 없다. 지역 교통문제 해결이 그의 최대 관심사다. 학창 시절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느낀 불편함이 공약을 만든 계기다. “(거주지인) 남양주가 넓거든요. 끝에서 끝까지 한두 시간은 걸릴 텐데, 어떤 버스는 동네 아파트 단지를 다 돌아요. 주요 거점만 가는 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서울행 경춘선을 이용하다가 특정 구간에서 사람에 밀려 열차를 이용 못한 경험도 여러 차례다. 그는 경기도 등 지역민의 설움을 다룬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등장해 회자된 ‘서울은 노른자, 경기도는 흰자’라는 비유를 언급했다. 당선 후 그의 1차 목표는 대중교통 취약구간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가진 시기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다. 당시 버스요금이 오른 배경에 기름값 인상이 있고, 모든 결정에는 정치가 개입한다는 걸 어렴풋이 알았다. 첫 정당 활동은 2017년 바른정당 청소년 특별위원으로 참여하면서다. 당시 인상 깊게 본 정치인은 유승민 전 의원이다. “‘저런 보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이전까지 제게 보수는 5·18(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반대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집단이었거든요.”

최 후보는 지난해 <스무 살, 꼰대 정치에 이의 있습니다>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기성 정치가 갈등을 만들고 유포하는 양상에 불만이 컸다. “생각이 달라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텐데,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모습이 아쉬웠어요. 남을 비판하고도 나중에 똑같이 행동하는 일부 정치인의 내로남불도 신물이 났고요.” 청년 정치 프레임에 반대하는 그가 청년·신인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지점이지만, 등용문이 좁아 문제다. “어린 사람에게 색다른 모습을 기대하면서도 현실적 여건을 따져 기존 정치 문법을 따라달라고 요구하는 모순이 있죠. 복잡한 서류, 선거에 드는 비용도 장벽이고요.”

정치인이라면 으레 사무실을 구하고 유세차를 동원해야 한다는 기대가 하나의 예다. “후보 입장에서야 유세차가 좋죠. 소리 크게 나고, 시야에 잘 들어오고. 하지만 보는 국민 입장에선 시끄럽고, 차량 통행을 막는 존재잖아요. 저를 알리겠다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싶지는 않아요.” 최 후보를 돕는 선거운동원은 3명뿐이다. 별도 사무실이 없고, 공유 오피스를 이용 중이다. 유세차도 없다. 대중교통과 발을 이용해 시민 한 명 한 명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것이 그의 선거전략이다.

최 후보에게 ‘정치권이 매번 청년 정치를 호명하는데도 구호에 그친 이유가 뭘까’를 물었다. “자리 하나 맡고 싶은 사람들이 나섰기 때문 같아요. 정치를 통해 무언가를 바꾸겠다는 생각은 없이, 멋진 직책과 완장을 기대하는 사람들요. 저는 제가 실생활에서 겪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어서 나왔어요.”

최 후보가 인터뷰 도중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가장 많이 반복한 말은 “절박하다”였다. 그는 “정치를 통해 제가 겪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어서 나왔다. 그래서 절박하다”고 말했다.

[막 오른 지방선거…뛰는 청년들]학창 시절 대중교통 불편…지역 교통문제 절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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