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5일간 19명 중 15명 인사청문회
지방선거 승패 영향…민주당 ‘검증’ 국민의힘 ‘방어’ 별러
권영세·김현숙은 일정 안 잡혀 10일 내각 완성은 불가능
국회가 2일부터 인사청문회 정국에 돌입한다. 오는 6일까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19명 중 15명이 검증대에 오르는 ‘슈퍼위크’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두고 여야가 벌인 강대강 충돌 국면이 인사청문회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인사청문회가 대선 연장전 격인 6·1 지방선거 승패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국회에 따르면 2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왼쪽 사진)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박진 외교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한화진 환경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자료제출 미비를 이유로 일주일 미뤄져 열리는 것이다.
3일에는 한 후보자의 청문회 2일차 일정이 진행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상민 행정안전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같은 날 열린다. 4일에도 한동훈 법무부(오른쪽 사진), 이종섭 국방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4명이 인사청문 검증대에 오른다, 6일에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다음주인 9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11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검증대에 오른다. 권영세 통일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10일 윤석열 당선인 취임에 맞춰 새 내각이 완성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민주당은 강한 검증을 예고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에 대해 “모든 인사가 문제가 많아서 국민의 시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10대 비리 의혹 체크리스트’라고 적힌 패널을 들고나와 “19명 모두 퇴장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검수완박 입법 강행으로 높아진 반민주당 여론을 인사청문회 검증을 통해 뒤집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적극 방어에 나선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검증도 하고 민주당이 부당한 정치 공세를 펴면 막을 건 막으면서 문제를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후보들의 결백을 주장하며 “민주당은 더 이상의 발목 잡기식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초기 내각 구성이 어그러져 집권 초 국정 운영 주도권은 물론 6·1 지방선거에 그늘이 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이 한 총리 후보자 인준을 지렛대 삼아 다른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막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무총리는 장관과 달리 헌법상 국회 동의를 얻어야 임명할 수 있다. 윤 당선인 최측근인 한동훈 후보자와 각종 의혹·논란에 휩싸인 정호영·김인철·이상민 후보자가 그 대상으로 꼽힌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현재 낙마 우선순위를 정한 후보는 없다”면서 “한 총리가 낙마 대상인데 무슨 지렛대로 쓰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