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도 ‘윤 사단’…윤 대통령 “적재적소”

유정인·심진용 기자

검찰 특수통 출신 이복현 임명

윤 대통령 마이웨이 인사 고수

점점 현실화되는 ‘검찰공화국’

금감원장도 ‘윤 사단’…윤 대통령 “적재적소”

윤석열 대통령의 새 정부 주요 인선이 ‘검찰공화국’ 완성판을 향해 가고 있다. 검찰 출신이 법무부와 검찰을 넘어 대통령실과 금융감독원·국가정보원 등 국정운영 핵심에 전진배치됐다. 법무부 기능은 늘리고, 검사의 활동 무대는 전방위로 풀고, 요직에 윤석열 사단을 세우는 검찰 확장판 인사가 현실화했다. “유능한 인물을 쓴다”는 윤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유독 검찰 출신들에게 적용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윤 대통령의 7일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사진) 발탁은 검찰 측근 전진배치의 막바지 퍼즐을 끼운 인선으로 풀이된다. 여러 직업군 중에서 검찰, 검찰 중에서도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특수통 검사들을 정부 요직에 속속 발탁하면서 폐쇄적인 인재풀을 재확인했다. 이 신임 금감원장은 검찰 내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린다. 검찰 재직 시 윤 대통령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함께했다.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검찰 지휘부 대응을 비판하며 사직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지 55일 만에 금융기관을 검사·감독하는 금감원 수장으로 복귀했다. 이 금감원장 인선은 ‘최초의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역대 금감원장은 대부분 행정고시를 거친 금융관료 출신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이 원장의 공인회계사 자격증과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해 경제정의를 실현한 경험”을 제청 사유로 설명했다. 전문성 논란은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인선 파격은 특히 검찰 측근을 발탁할 때마다 두드러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당시 김오수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7기수가 낮아 파격 인사 평가를 받았다. 전례와 관행을 깨고 측근 인사들을 전진배치하는 윤 대통령 인선 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에도 윤석열 사단인 검사 출신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임명될 경우 역시 공정위 최초의 검찰 출신 수장이 된다.

인선에는 윤 대통령 뜻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검찰 편중 인사에 대한 지적과 우려도 대통령이 듣고 있지만 이번 인선에 대통령 의지가 강하셨다”면서 “금융 사고가 잇따르는 게 내부 인사로는 안 되고 외부 인사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새 공정위장도 검 출신 유력…여당서도 우려 목소리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찰 독식 인사 지적에 대해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지역과 직역, 성별 등을 안배하기보다 능력 위주의 인선을 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지방선거 압승 뒤 윤 대통령의 인선 ‘마이웨이 선언’으로도 읽힌다. 앞서 검찰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 인선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요 인선이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검찰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정부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내부 견제가 나올 여지가 줄어든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사를 찾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테고, 그 과정 속에서 인재풀을 넓히는 건 내부적으로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전면배치는 향후 윤석열 사단 중심의 국정운영을 암시하는 예고편으로 해석된다. 사정기관 곳곳에 검찰 출신이 포진해 국정 전 분야에서 사정 정국이 열릴 가능성이 생겼다. 인사검증을 담당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이날 출범해 인사 정보 기능을 법무부가 틀어쥐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