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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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이달의 기자상 수상

    경향신문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이달의 기자상 수상

    한국기자협회는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2023년 7월)으로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김한솔, 김정화, 박하얀, 성동훈, 권도현, 이수민, 박채움, 최유진, 모진수)의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등 7편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 선정된 경향신문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는 지난 6월19일부터 7월12일까지 5차례에 걸쳐 하수 및 쓰레기 처리장, 건설 현장, 산업단지, 학교급식 조리실, 산불 현장, 서비스업 매장 등 다양한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일할 때 입는 작업복과 유니폼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안전과 건강, 계급, 차별 등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시리즈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취재기자뿐 아니라 사진과 데이터저널리즘, 영상 등 여러 직군의 기자들이 적극적인 협업으로 작업복에 담긴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고 입체적인 방식으로 기록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는...
  • 치마 안 입었다고 “다리에 문신했니?”···유니폼이 보여주는 차별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⑤]

    치마 안 입었다고 “다리에 문신했니?”···유니폼이 보여주는 차별

    모든 작업복에는 계급이 담긴다. 무슨 옷을 입고, 어떤 모자를 쓰고, 어느 사원증을 매는가는 그 사람이 사회와 조직에서 어디쯤 서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업복 중에서도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주로 입는 ‘유니폼’은 독특하다. 회사 이름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유니폼은 구성원에게는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객에게는 신뢰감을 준다. 유니폼은 고객과 직원을 구분하고, 평상복과 작업복을 분리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성별과 계급에 따라 차이를 둔 유니폼은 기능적·상징적 유용성을 넘어 필요 이상의 통제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시리즈의 마지막은 유니폼에 대한 이야기다. 앞선 회차에서 다룬 작업복의 문제들은 사측의 무관심이나 너무 적은 피복비 책정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았다. 유니폼은 달랐다. 회사는 유니폼에 관심이 많았지만, ‘입는 사람’보다 ‘보는 사람’을 주로 고려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유니폼이 회사의 이미지를 상징한다는 건 결국 ‘남에게 보여주기 ...
  • 위험한 급식실에 이론적 매뉴얼만···“현장에 답이 있어요”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④]

    위험한 급식실에 이론적 매뉴얼만···“현장에 답이 있어요”

    ‘내 몸은 내가 지킨다.’ 김수정 학교비정규직노조 수석부위원장(52)은 급식실에서 일했던 첫 10년간 이런 생각을 했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급식실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작업복 대신 위생복. 안전화 대신 위생장화. 안전모 대신 위생모. 급식실에서는 언제나 ‘위생’이 앞섰다.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조리하는 공간에서 위생이 1순위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리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1973년 학교급식이 시작된 이래, 급식에 관한 주요 논의들은 늘 깨끗하고 건강한 밥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이었다. 그동안 밥 짓는 사람들은 계속 다치거나 아팠다.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았다. 크고 작은 화상, 미끄러짐, 베임이 발생했다. 아무 이상이 없는 줄 알았다가 암 진단을 받은 이들도 있다. 그래도 밥은 계속 지어졌다.지켜야 할 것은 밥만이 아니다.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이 만든 ‘학교 급식실 산업안전보건 매뉴얼’...
  • 음식의 위생만 지킬 뿐···장화 위로 떨어진 칼에 ‘속수무책’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④]

    음식의 위생만 지킬 뿐···장화 위로 떨어진 칼에 ‘속수무책’

    문을 열자 바닥에 있는 납작한 소독 발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락스가 자박한 발판에 위생장화를 신은 발을 담갔다 뺀다. 안으로 들어서자 이번엔 사방이 스테인리스다. “고온주의” “감전주의” “뜨거움 주의” “경고문: 콘베어 고리에 옷이나 장갑이 끼어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등등. 눈길이 닿는 거의 모든 곳에 빨갛고 노란 경고문이 붙어있다. 걸을 때마다 바닥에서 뽀드득 소리가 난다. 창문 앞 벽면에는 대형 솥 3개가, 솥 주변에는 동그란 모양의 카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창문 안으로 햇살이 들어오자 모든 곳에서 조금씩 윤이 났다. ‘청결함’이라는 단어를 공간으로 바꾸어 놓은 듯한 곳. 오른쪽을 보면 화학 실험실 같기도, 왼쪽을 보면 작은 공장 같기도 한 이곳은 매일 1000명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조리되는 학교급식실이다.‘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4회는 학교급식조리사들의 작업복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이 일할 때 입는 옷을 보면 ‘빈틈이 없다’는 생각...
  • 진화복·장비 조달 계약 뜯어보니···안전화 5만원 vs 39만원 ‘천차만별’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③] 영상

    진화복·장비 조달 계약 뜯어보니···안전화 5만원 vs 39만원 ‘천차만별’

    “전국에서 쓰는 게 다 달라요. 대원들이 쓰는 것을 모아봤더니 진화장갑은 20가지 이상, 안전모는 7~8종류, 진화복은 두세 종류 정도 돼요.”(신현훈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관리소별로 천차만별이에요. 좋은 제품을 쓰는 관리소가 있는가 하면, 형편 없는 장비를 주는 곳도 있고요. 어떤 관리소는 대원들에게 배정된 피복비 예산을 다 쓰고, 어떤 데는 아니고요.”(황재광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지난해 발생한 울진 산불처럼 산불의 규모가 크면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을 담당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까지 출동한다. 한자리에 모인 대원들은 이때 서로의 진화복과 신발, 안전모, 장갑 등 안전장구를 보면서 비교할 기회를 갖는다. 더 튼튼하면서도 가뿐한 신발, 경량화해 머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덜한 안전모 등 더 나은 장비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다.산불 현장 일선에서 불을 끄는 대원들은 하나같이 관리소마다 다른 진화복과 안전장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같은 일’을 하는데 착...
  • 산불진화대 진화복 개정 작업…디자인만 바뀌고 성능은 그대로?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③] 영상

    산불진화대 진화복 개정 작업…디자인만 바뀌고 성능은 그대로?

    산림청은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진화복 통일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세한 복제 지침에도 불구하고 납품 업체마다 디자인과 색상, 옷감 등이 차이가 있는 진화복에 ‘통일성’을 높이려는 취지다.산림청은 지난 8일 진화복 제작·납품업체 7곳과 간담회를 열어 개정 복제 지침에 따른 새 진화복 개발 방향에 관해 논의했다. 현행 산불진화복제 지침에 따르면 진화복 상의 상단을 붉은색, 하단을 검은색으로 해야 하는데, 내년부터 적용되는 개정 지침은 전체 붉은색으로 규정했다. 디자인의 변화도 예상된다. 현행 진화복은 전투복 스타일이어서 심미적, 기능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산림청 관계자는 “새 진화복은 편하고 안전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꿔서 입는 사람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렇지만 진화복 성능 기준은 그대로 유지된다. 대원들은 난연성과 발수성 등을 보강해달라고 요구해 왔지만 현재로선 보강 계획이 없다. 박준수 한국섬유개발연구원(ktdi) 경...
  • 불꽃 맞고 물 뒤집어 쓰는 산불진화대원들···“‘옷 입는 사람’ 얘기를 들어야죠”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③] 영상

    불꽃 맞고 물 뒤집어 쓰는 산불진화대원들···“‘옷 입는 사람’ 얘기를 들어야죠”

    6년차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안창영씨는 최근 강릉의 한 산불 현장에 출동했다가 진화 헬기가 공중에서 흙탕물을 쏟아붓는 것을 봤다. 진화 헬기는 저수지 같은 곳에서 방화수를 퍼오는데 수원(水源)의 수심이 얕으면 자갈이나 흙이 섞인다. 방화수에 산불 확산 차단제(리타던트)를 섞기도 한다. 어떤 물이든 촌각을 다투는 산불 현장에서는 진화가 최우선이다.헬기에서 쏟아지는 자갈 섞인 흙탕물, 때로는 약품이 섞여 샴푸 거품 같은 느낌이 나는 방화수는 진화 작업 중인 대원들의 머리 위로도 떨어진다. 방화수를 정통으로 뒤집어쓰면 속옷까지 흠뻑 젖는다. 산불이 많이 나는 겨울철 산속 온도는 아주 낮다. 젖은 옷은 사람이 입고 있는 상태에서 꽁꽁 얼어붙기도 한다.산불이 나면 소방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모두 출동한다. 소방대원들은 산에서 난 불이 민가로 번지지 않도록 ‘불의 경계’를 지킨다. 이 경계를 넘어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다. 산속 ...
  • 사이즈 없다고…발 225㎜ 인데 235㎜ 신고 일하라고요?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②]

    사이즈 없다고…발 225㎜ 인데 235㎜ 신고 일하라고요?

    형틀목수 김명순씨(51)의 안전대에는 여기저기 오래된 바느질 자국이 있다. 양 어깨와 허리춤, 허벅지 부분의 바느질 자국은 다른 부분과 박음질 모양도, 실 색깔도 조금 다르다. 직접 꿰맸기 때문이다. 안전대는 건설 노동자들이 전신에 착용하는 띠 모양의 보호구다. 높이가 2m 이상인 곳에서 작업할 때 추락을 막기 위해 쓴다. 김씨와 같은 건설 노동자들은 특별한 ‘작업복’이 없다. 김씨는 집에서 입던 낡은 긴팔 셔츠, 앉았다 일어났다 하기에 편한 긴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회사가 지급하는 것은 의복이 아니라 안전모와 안전화, 그리고 안전대 같은 보호구다. 어떤 옷을 입든 이 세 가지만큼은 퇴근할 때까지 김씨의 몸에 붙어있다. 건설 노동자에겐 보호구가 옷이나 다름없다.키 151㎝, 발 크기 225㎜의 여성인 김씨는 회사에서 주는 보호구 중 몸에 맞는 것이 거의 없다. 보호구 사이즈가 대부분 ‘남성’을 표준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지금 쓰는 그네식 안전...
  • 용접복의 기준은 ‘남자’…“질질 끌리는 옷, 이게 최선인가요”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②]

    용접복의 기준은 ‘남자’…“질질 끌리는 옷, 이게 최선인가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여성 용접사 박효심씨(64)는 약 20년 전, 처음 현장에 갔던 때를 또렷이 기억한다.60만t에 달하는 거대한 가스탱크의 철판 윗부분을 용접하러 올라가자, 남성 작업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지금보다도 훨씬 여성이 드물었던 산업단지, 불과 열과 빛을 다루는 용접은 당연히 남성들 몫이었다. 기분 나쁜 수군거림을 한 귀로 듣고 흘리려 했지만 이내 회사가 그를 압박했다. “다른 사람들이 여자를 쓰면 일을 안 하겠다고 한다.” 결국 일주일 만에 탱크에서 내려온 뒤로 지금까지, 박씨에게 용접은 내내 악착같이 버텨야 하는 ‘밥그릇 싸움’이었다.여성 용접사에게 작업복이란 이 밥그릇 싸움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관문과 같다. 여수산단 플랜트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 1만2000여명 중 여성은 1000여명. 이들 대부분은 청소나 유도, 화기 감시 일을 하고 박씨 같은 용접사는 10명도 채 안 된다.남성이 대부분인 작업 현장, 여성 노동자를 아예 써...
  • “용접 배우려는 여성 늘었는데…안전보호장비는 현실 못 따라와”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②]

    “용접 배우려는 여성 늘었는데…안전보호장비는 현실 못 따라와”

    “용접을 배우려는 여성은 많이 늘었는데, 아직도 작업복이나 장비는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워요. 교수로서 저 역시 고민이 큽니다.”한국폴리텍Ⅱ대학 남인천캠퍼스에서 만난 박은혜 교수(사진)는 살짝 색바랜 예전 회사의 청재킷을 입고 있었다. 언제든 현장으로 뛰어갈 듯한 모습이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여성 용접 기능장’을 따낸 박 교수는 “늘 혼자였지만 용접 일 자체를 좋아해서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여성들이 갈 현장은 성별 구분 없이 실력을 잘 발휘하는 곳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1990년대, 지금보다 훨씬 남성 중심적이던 공장에서 박 교수는 “재수 없게 여자가 왔다”며 다른 작업자가 뿌린 소금을 맞는 설움을 겪었다. 용접 기능장이 된 후에도 ‘유일한 여자’로서 끊임없이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좋은 결과를 내보여야 했다. 그래서 젊은 나이에 용접의 세계로 뛰어들려는 후배들을 보면 고마움과 씁쓸함이 공존한다.학생을 가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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