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또 준결승, 다시 김경문…13년 전처럼 이나바 위로 날자!

도쿄 | 김은진 기자

4일 야구 국가대표팀 일본과 대결

도쿄 올림픽 야구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한국의 주포로 나서는 강백호(왼쪽에서 두번째)가 팀 동료인 김혜성을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야구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한국의 주포로 나서는 강백호(왼쪽에서 두번째)가 팀 동료인 김혜성을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사가 된 2008년 ‘명승부’…디펜딩 챔프 한국, 질 수 없는 한판
전력 약화·첫 경기 부진 딛고 기세 올린 한국은 ‘팀 분위기 절정’
일본도 설욕 위해 ‘에이스’ 출격, 이정후·강백호 등과 ‘진검승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은 한국 야구사에 역사적인 경기로 남아 있다.

0-2로 뒤지다 동점을 만든 뒤 8회 터진 이승엽의 홈런으로 역전한 한국은 허둥대는 일본 수비진을 뚫고 6-2로 달아나 승리했다. 쿠바를 꺾고 사상 첫 금메달을 딴 결승전보다 오히려 더 깊이 각인된 명승부였다.

일본에는 치욕의 역사다. 2000년 시드니에서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에 무릎 꿇어 메달을 놓쳤던 일본은 역대 최강 ‘사무라이 저팬’을 꾸려 작심하고 나간 베이징에서 한국에 밀려 결승에 가지 못했다. 당시 예선풀리그와 4강까지 두 차례 한·일전이 열렸는데 모두 한국이 이겼다. 당시 사무라이 저팬에는 이나바 아쓰노리가 있었다. 8회에 이승엽이 때린 그 홈런은 바로 주전 우익수였던 이나바의 머리 위로 지나가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13년 만에 다시 열린 올림픽 야구. 똑같이 준결승에서 한·일전이 열린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에는 13년 전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감독이 있고, 일본의 새로운 ‘사무라이 저팬’에는 베이징에서 통한의 눈물을 머금었던 이나바가 사령탑이 돼 있다.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녹아웃스테이지 3라운드에서 일본과 마주한다. 승리하면 결승으로 직행하는 실질적인 준결승전이다.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품고 출전했다. 2008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 속에 타선 침체까지 더해 고전하며 출발했지만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의 끝내기 역전승을 기점으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고참들의 조화로 선수단 분위기가 절정으로 향하는 시점에 일본을 만났다. 메달을 위해 꼭 이겨야 할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만났다. 젊은 대표팀의 목표 의식은 더욱 뚜렷해졌다.

일본은 베이징 참사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이후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마주할 때마다 살아나는 악몽이다. 이나바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일본은 한국을 자주 이겼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과 프리미어12였다. 그러나 국제종합대회에서 마주하는 것은 도쿄 올림픽이 처음이다. 일본에 참사를 안겨준 김경문 감독과 마주하는 것은 2008년 베이징 이후 처음이다.

일본이 미국을 꺾은 2일에도 시선은 바로 한·일전으로 향했다. 베이징의 기억을 갖고 있는 이나바 감독은 “한국은 경기 막판 끈기를 보여주는, 매우 강한 팀”이라고 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 야구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또 하나의 목표는 한국을 이겨 떨어뜨리는 것이다. 일찌감치 가장 강한 에이스를 한국전 선발로 준비했다. ‘리틀 오타니’로 불리는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3·오릭스)가 대기해왔다. 최고 시속 160㎞ 강속구를 던지는 야마모토는 지난달 28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6이닝 2안타 1볼넷 9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진 뒤 푹 쉬었다. 일본이 한국을 겨냥해 준비해놓은 야마모토가 등판할 차례에 딱 맞춰 한국과의 대결이 성사됐다.

관건은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와 한국 타자들의 대결이다. 한국은 지난 2일 이스라엘전에서 18안타로 11점을 뽑아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몸을 풀었다. 특히 이정후는 야마모토와의 대결을 기다려왔다.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나 상처난 자존심을 되찾고자 올림픽에서 재대결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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