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라바리니 감독 손끝에서 시작된 ‘5세트 서브 매직’

도쿄 | 이용균 기자

상대 분석·작전 지시 ‘디테일’

고비마다 원포인트 서버 투입

서브 하나하나 ‘손가락 사인’

3경기나 풀세트 접전 끝 승리

[올림픽] 작전지시하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연합뉴스

[올림픽] 작전지시하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연합뉴스

4일 터키와의 8강전 5세트 10-10, 여자 배구 대표팀의 박은진이 서브 스페셜리스트로 투입됐다. 박은진의 정확한 서브가 터키 리시브를 흔들었고, 김연경의 다이렉트 킬이 연거푸 꽂혔다. 단숨에 13-10으로 점수를 벌렸고, 한국 여자 배구의 극적인 올림픽 4강 진출이 완성됐다.

한국 여자 배구가 2020 도쿄 올림픽 4강에 오르는 동안 5세트는 무적이었다. 조별리그 때 도미니카공화국과 일본을 모두 5세트에서 잡아내며 3-2 승리를 만들었다. 8강전에서도 터키와의 치열한 승부 끝에 5세트에서 또 이겼다. 한·일전에서는 안혜진, 터키전에서는 박은진의 서브가 결정적이었다.

여자 배구 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사진)은 ‘치밀한 분석가’다. 상대를 분석하느라 잠을 잘 자지 않는다. 꼼꼼하게 약점을 파악해 집요하게 공략한다. 선수들에게도 작전 수행의 완벽함을 강조한다. 배구 대표팀의 ‘4강 기적’ 역시 라바리니 ‘서브 매직’에서 나왔다.

5세트 결정적 서브에 연달아 성공한 박은진은 “서브를 때릴 때마다 감독님이 손가락 사인을 낸다. 그 사인대로 때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감독님이 비디오를 엄청 본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다 가르쳐주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한 명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코트 위 6명의 유기적 연결을 강조한다. 양효진은 “귀에 피날 정도는 아닌데, 하나하나 다 외우려니까 정신이 깨어 있어야 한다”며 웃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터키전 역시 분석을 통해 약점을 찾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터키처럼 피지컬이 좋은 팀과 만날 때 우리처럼 ‘콤팩트 팀’이 이기려면 정확한 서브로 흔들어야 한다”며 “우리 팀의 첫번째 목표가 정확한 서브”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과 비교했을 때 터키는 공격으로 이어지는 패싱의 스킬이 좋지만 공격의 효율성은 떨어진다. 그런 점을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도 힘 대 힘으로 붙기보다는 정확한 서브로 공격을 흔든 뒤 랠리를 가져가는 ‘지공’ 스타일의 경기 운영이 통했다.

원포인트 서버 박은진 투입은 5세트의 하이라이트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일전에서는 김희진의 에너지가 떨어져서 안혜진을 투입했고, 오늘은 박은진이 포지션상 맞아떨어졌다”며 “상대가 서브를 어디서 받는지 등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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