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다로, 국내선 ‘친근한 정치가’, 외국선 ‘일본 우월주의자’

도쿄 | 조홍민특파원

‘3전4기’의 도전 끝에 집권 자민당 총재 자리에 오른 아소 다로에 대한 평가는 국·내외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

주변국들엔 평소 잦은 망언을 일삼는 일본 우월주의자로 비치지만 일본에서는 유머감각 있는 친근한 정치가란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아소는 정·재계에 걸친 명문가 출신이다. 직계는 규슈지방의 대기업인 아소 그룹을 운영하는 가문이다. 후쿠오카에서 아소 탄광을 운영한 그의 증조부 아소 다키치는 일제시대 징용으로 끌려온 1만6000명의 조선인을 강제 노동시켜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덕분에 일본의 귀족학교로 꼽히는 가쿠슈인(學習院)대를 다녔다. 그의 일본 우월주의는 이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스탠퍼드 대학과 런던대학원에서 유학한 그는 아소시멘트 사장을 역임하다 1979년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일본 현대 정치의 뿌리로 꼽히는 요시다 시게로 전 총리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또 스즈키 젠코 전 총리가 그의 장인이다. 현재 후쿠오카 8구에서 9선을 기록 중이다. 96년 자민당 부간사장 등을 거쳐 2003년에는 총무상, 2005년 외상을 거쳐 지난 8월 초 당정 개편 때 자민당 간사장에 기용됐다.

하지만 그의 일본 우월주의와 역사 인식은 종종 망언으로 표출돼 주변국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총무상 재임 중이던 2005년 10월 규슈국립박물관 개관식 축사에서 “하나의 문화, 하나의 문명,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를 갖고 있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고 말했고, 2003년 5월 도쿄대 특강에서는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희망해 이뤄졌다”고 해 물의를 빚었다.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서는 “우리에게 야스쿠니 신사는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와 같은 곳이다. 야스쿠니 참배는 정당하고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한국·중국이 반발하자 “야스쿠니 참배를 문제삼는 나라는 지구상에 중국과 한국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아소가 외상을 재직하던 때 한·일 관계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고, 망언을 하지도 않았다”며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소는 지난 12일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란 점에서 일본과 가깝다. 한국은 연계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탐독하는 독서광으로 특히 만화와 역 사서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주 10여종류의 만화를 구독할 정도다. 클레이 사격 일본 대표로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 출전한 이색 경력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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