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시아 즉각 철군’ 결의안…압도적 지지로 러 ‘압박’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5년 만의 총회, 141개국 ‘단합’

“영토 무력 침탈 인정 안 돼”

UAE·탈레반도 ‘찬성표’

북 반대…중국·인도 등 기권

피란 열차 속 아이들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서 인접국인 슬로바키아로 떠나는 피란 열차에 탄 어린이들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르비우 | AFP연합뉴스

피란 열차 속 아이들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서 인접국인 슬로바키아로 떠나는 피란 열차에 탄 어린이들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르비우 | AFP연합뉴스

찬성 141개국 대 반대 5개국. 유엔은 2일(현지시간) 긴급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회원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했다. 25년 만에 열린 유엔 총회 결의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러시아의 국제적인 고립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유엔은 이날 소집된 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결의안을 찬성 141개국, 반대 5개국, 기권 35개국으로 가결 처리했다. 유엔 총회 결의안은 표결 참가국 3분의 2 찬성으로 통과된다. 결의안에 반대한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해 벨라루스, 시리아, 북한, 에리트레아 등 5개국이었다.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 인도를 비롯해 러시아의 오랜 동맹국인 쿠바와 니카라과는 기권했다.

유럽연합(EU)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한국을 비롯한 96개국이 공동 제안국으로 참가했다. 결의안에 찬성한 각국 유엔 대표들은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결의안은 “러시아의 2월24일 ‘특별 군사작전’ 선언을 규탄한다”면서 “무력 사용 또는 위협으로 얻어낸 영토는 합법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군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우크라이나 내의 악화되는 인도적 상황 및 증가하는 난민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서방은 지난달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유사한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됐다. 대신 서방은 긴급특별총회를 소집해 총회 차원의 결의안 통과를 추진했다. 유엔 총회 결의는 안보리 결의와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적으로 단결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 규탄함으로써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의도였다.

유엔 긴급특별총회 제도는 미·소 냉전 초기인 1950년 11월 한국전쟁 당시 소련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자 총회에서 미국 주도로 이른바 ‘평화를 위한 단결’ 결의안을 채택함으로써 근거가 마련됐다.

1997년 열린 마지막 총회 이후 이번이 11번째 소집이다.

AP통신은 러시아의 오랜 동맹인 쿠바와 니카라과마저 기권했고, 안보리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찬성했다면서 러시아의 고립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와 지난해 8월 아프간 정부를 전복시키고 정권을 잡은 탈레반 역시 찬성표를 던졌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