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개강 앞둔 대학가·지자체, 중국 유학생들을 어쩌나

김동성·박태우·박준철 기자

대학 89%가 개강 연기…교육부 “자율격리” 권고에 대책 분주

기숙사 수용인원 턱없이 부족…숙박시설 제공에 주민들 난색

<b>격리된 우한 교민들, 진천에서 ‘마지막 밤’</b> 14일 중국 후베이성에서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교민들이 머무르고 있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곳곳에 밤늦게까지 불이 들어와 있다. 최종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교민들은 15일부터 퇴소해 각자 거주지로 돌아간다.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격리된 우한 교민들, 진천에서 ‘마지막 밤’ 14일 중국 후베이성에서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교민들이 머무르고 있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곳곳에 밤늦게까지 불이 들어와 있다. 최종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교민들은 15일부터 퇴소해 각자 거주지로 돌아간다.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다음달 개강을 앞두고 최대 7만여명에 이르는 중국 입국 유학생들이 속속 돌아오면서 대학과 지자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유학생들을 자율격리토록 권고하면서 우선 각 대학 기숙사에 최대한 수용하고,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은 지역 숙박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 지자체들은 대학 측과 협의를 갖고 유학생 수용 준비에 나섰으나 주민 반발, 시설 부족 등으로 고심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4년제 대학 193곳 가운데 172곳(89.1%)이 개강을 연기했다.

경기 수원시는 14일 시청 상황실에서 경기대, 성균관대, 아주대 등 3개 대학과 ‘코로나19 확산방지 상생협력 공동대응 합의서 체결식’을 했다. 이들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수는 총 1103명이다.

이들 대학은 다음달 16일로 개강을 2주 연기했으며, 입학식과 졸업식은 취소했다. 그러나 학교별 분리된 기숙사는 경기대 1개동 120실, 성균관대 1개동 422실, 아주대 1개동 147실로 중국인 유학생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원시는 지역 숙박 시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부족한 숙박시설 제공을 위해 주민들 설득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천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1293명이다. 인하대에는 아직 입국하지 않은 유학생 660여명을 임시 수용할 시설이 없다. 인하대는 자체 운영 중인 기숙사에 3~4명씩 수용해도 200여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400여명은 격리 수용할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인하대는 2000여명을 수용할 기숙사 3동이 있지만 중국 이외 외국학생과 지방학생들도 입소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전체를 비워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400여명을 격리할 공공·민간시설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시설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은 신학기를 맞아 중국 유학생 3000여명이 입국할 것으로 보고 자가격리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경북지역 대학들은 기숙사 공간이 모자라 비상이 걸렸다. 이들 대학은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 1701명 중 기숙사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527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원룸 등 개별적으로 마련한 숙소에서 지내야 한다. 이에 따라 영남대, 대구대 등 대학이 밀집돼 있는 지역 주민들은 “자칫 감염된 중국인 유학생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면서 “대학이 지자체와 협력해 별도 격리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서울시도 현황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 자치구 부구청장 회의를 열고 관내 자치구·대학·보건소와 핫라인을 구축해 유학생들 중 기숙사나 지역에 거처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학생들을 파악해달라고 했다”면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경우 시에서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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