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가장 먼저 느끼기에…’ 제주농업인들, 탄소중립 앞장

박미라 기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감귤·키위 농사를 짓는 강모씨(40)는 “이상저온, 이상고온, 때아닌 가을장마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낀다”며 “재작년 가을장마 피해가 심각해 감귤 매매 계약이 파기될 정도였고, 지난봄에는 레드키위 꽃이 핀 상태에서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나 생산량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제주지역 농업단체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나섰다.

제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와 (사)한국생활개선서귀포시연합회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농촌을 실현하고, 이를 위한 실천과제 발굴과 이행을 약속하는 ‘탄소중립 실천 결의 선언문’을 26일 채택했다. 구체적인 실천과제로는 폐기물 20% 줄이기를 선정했다.

다음달 3일에는 서귀포시 농업인단체 8곳이 함께 ‘지구변화 대응 2050 탄소중립 실천운동’ 캠페인을 벌인다. 이들은 토양 진단을 통한 적정 비료 사용 등과 같은 농업분야 탄소 감축 방안 실천도 결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9일에도 품목농업인연구회 소속 농업인 30명이 탄소중립 실천 결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농촌지도자제주시연합회 등 제주시 지역 농업인단체들 역시 이달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결의문 채택과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영농 교육, 비료를 덜 쓰기 위한 친환경 교육 등을 했다.

기온과 강수량 등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지는 농업은 기후변화가 가장 먼저 반영되는 분야다. 반면 농업 분야의 탄소중립 실천 노력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거나 친환경 농업을 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개별적인 실천이 주를 이뤘다.

현재 농업 분야의 탄소감축 방안으로는 비료 사용을 줄이는 저탄소 영농법, 영농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바이오 플라스틱 보급 등이 제시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토양 진단을 통해 비료를 적게 쓰는 방안, 비닐 쓰레기 줄이기, 모종판의 재활용 등이 시도되고 있다.

이미숙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농촌자원팀장은 “결의문 채택은 선언적인 의미이지만 농업인 스스로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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