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파고든 오미크론…인천 교회 관련 외국인 확진자 왜 많을까

김향미·박준철 기자

인천 교회 관련 감염·의심자

30명 중 21명이 백신 미접종

공동생활 등 거주 환경 영향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자로 해외유입 2명, 국내감염 10명이 추가 확인된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소 직원들이 입국자들의 동선을 안내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자로 해외유입 2명, 국내감염 10명이 추가 확인된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소 직원들이 입국자들의 동선을 안내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인천의 한 교회와 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외국인 확진자 다수가 백신 미접종자로 파악되면서 당국의 외국인 대상 접종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취약한 외국인 거주 환경 등이 감염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오미크론 변이도 취약계층에서 먼저 뚫린 것이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은 누적 24명(국내발생 18명, 해외유입 6명)이고, 의심사례는 10명이다. 나이지리아에 다녀와 오미크론에 감염된 인천 목사 부부로부터 시작된 ‘인천 교회 관련’이 20명으로 가장 많다. 의심사례 10명도 이 집단감염 사례에 묶인다. 그외 지난달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경기 거주 2명이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하고 지난 1일 입국한 2명이 이날 오미크론 새 해외입국 사례로 추가됐다.

특히 ‘인천 교회 관련’ 오미크론 감염자·의심사례 30명 중 21명(70%)이 미접종자다. 인천시에 따르면 목사 부부의 이동을 도운 지인 A씨가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오미크론 확진자 7명이 모두 외국인으로 확인됐고, 현재 의심사례도 이 지역에서 나왔다. 이곳은 러시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출신 및 고려인 등 중앙아시아인 5400여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인근 공단이나 중고차매매단지에서 일하고, 중앙아시아식 식당이 들어서는 등 공동생활권이 형성돼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체류 외국인(등록·미등록) 인구 196만여명 대비 접종률은 1차 79.9%, 2차 75.9%이다.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1차 83.1%, 2차 80.5%)과 비교해 다소 낮다. 인천 관할 자치구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등록·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백신 접종을 위해 오미크론 사태 터지기 전 수차례 찾아가 오후 7∼10시까지 백신을 접종했지만, 접종률은 60∼70%로 추정된다”고 했다.

현재 외국인은 등록·미등록 구분없이 우선접종군·연령대별 접종 시기에 맞춰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신분 노출을 꺼려하는 미등록 외국인 접종 독려를 위해 접종 시 신분 증명 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불법체류가 확인되도 관계부처에 통보하지 않고 있다. 접종을 완료하면 출국 시 불법체류 기간에 따라 납부하는 범칙금을 면제하고 입국규제도 유예하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외국인도 내국인과 차이 없이 접종하도록 접종기준이 동일하고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언어소통 어려움, 개인적 불이익 등을 우려해 상대적으로 (접종에) 덜 적극적인 사례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인 커뮤니티 등과 소통해 접종률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생활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원룸 등을 얻어 몇명씩 함께 지내는데, 집 안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점 때문에 전파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인천 교회 관련’ 감염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충북 거주 교인 1명의 오미크론 감염이 이날 확인됐고, 교회에 다녀간 서울 지역 대학 유학생 3명에 대한 분석 결과도 7일 발표되는 등 인천 외부로의 확산 조짐도 있다. 방대본은 현재 오미크론 감염자 밀접접촉자는 600명 정도이고, 3편의 항공기 탑승자 400명 가량과 인천 교회 관련해 선제적 검사 대상자 360여명이 추적관리 대상이라고 밝혔다.

주간 변이 검출 현황을 보면 델타 변이가 99.8%, 오미크론 변이가 0.2%로 집계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우세 변이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현재 오미크론에 감염된 24명의 건강상태는 안정적이고 증상도 경미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최근 오미크론이 퍼진 남아공 지역의 한 종합병원 의료진은 “산소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비율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 초기 확산 때와 비교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고, 미국 바이오 정보분석업체 연구진도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 바이러스에서 유전 물질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어 전염성이 높고 독성이 낮을 특징을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다만 이들 연구진은 해당 결과에 대해 아직은 오미크론 분석 사례가 적고, 초기 연구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상원 단장도 “아직은 발생 초기이기 때문에 전파력 및 중증화의 정도를 일반화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설령 델타보다 위중증룰이 낮다고 가정해도 방역수준 조정에 부합할 만큼인지 충분히 판단해야 하며, 아직은 코로나19 변이의 영향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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