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화 이틀째 일부 먹통…혼란 줄었지만, 불만 목소리 여전
QR 입력 직원 배치부터 수기작성까지…업소별 대응 제각각
인증 낯선 노년층, 종이증명서 제출도…장기화되면 “걱정”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코로나19 방역패스 의무화 시행 이틀째인 14일에도 일부 백신 접종증명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이 먹통이 됐다. 다만 시행 첫날에 비해서는 현장의 혼란이 덜했다.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곱창식당을 찾은 중년 남성들은 백신 접종 완료 사실을 증명하려다 애를 먹었다. 손님 최용휘씨(40)는 네이버 QR코드를 찾으려 했지만 계속 오류가 났다. 결국 최씨는 QR코드 인증에 실패했다. 옆에 있던 일행이 카카오톡 QR 인증코드로 백신 접종 이력을 업데이트해줘 겨우 인증을 완료하고 식사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몰려오는 손님들로 직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직원들은 일일이 QR코드를 인증할 수 있는 휴대전화기를 손에 들고 손님들의 코드 입력을 도우며 백신 접종 이력을 확인했다. 직원 홍왕택씨(27)는 “너무 불편하다”며 “손님들도 불편하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위반 시 과태료를 물어야 하니 이건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 광화문 식당가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이날 오전 11시40분쯤 한 한식집에서는 손님들이 네이버 QR코드를 입력하려고 했지만 계속 오류가 났다. 결국 점주는 급한 대로 수기작성을 안내했다. 점주 오모씨(44)는 “QR코드 접속이 정상적으로 되면 다시 입력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어제처럼 완전히 먹통은 아닌데, 손님들을 안내하면서 QR코드 입력 확인까지 일일이 하려니 너무 바쁘다. 정부를 마냥 비판하고 싶지는 않은데 결국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영업 피해는 저희가 봐야 하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휴대전화를 활용한 방역패스를 낯설어 하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 앞에서 만난 70대 여성 2명은 백신 접종 인증 방법을 몰라 머리를 맞대고 의논 중이었다.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휴대전화에 접종 완료 이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백신 3차까지 다 맞은 어르신들이었다. 기자의 도움으로 접종 이력을 업데이트했다.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일행 윤모씨(74)는 아예 종이 예방접종증명서를 봉투에 넣어 가져왔다. 윤씨는 “이거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주는 게 제일 편하다”며 “아휴, 지킬 건 지켜야지. 위험하다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라고 했다.
인천의 한 PC방 직원은 “방역패스를 인증해야만 입장할 수 있어 어제부터 청년 여러 명이 출입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절차가 번거로운 방역패스가 장기화되면 매출이 줄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에서도 음식점 입장을 위해 필요한 QR코드 전자증명 시스템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45분쯤 광주 서구의 한 음식점에는 점심을 먹기 위해 입장하려던 손님들이 QR코드 체크를 위해 줄을 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