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보다 못한 화물노동자 목숨” 화물연대, 정부·자본 권력 비판

백경열·김태희·강현석·이혜리 기자

전국 곳곳서 출정식 열려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포항 현대제철 ‘물류 중단’
광양항·여수산단도 비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7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 일부 지역에서는 파업 첫날부터 물류 운송에 차질이 발생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전국 16개 지역에서 총파업(운송 거부) 출정식을 가졌다. 출정식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화물노동자의 목숨보다 한두 푼의 물류비를 더 귀하게 여기는 자본을 향해, 화물노동자의 절규에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정부를 향해 우리는 투쟁으로 존재를 증명하고, 힘으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정식에는 전국적으로 화물노동자 1만5000여명(노조 추산)이 참가했다. 이날 오전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 조합원 1000여명은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진입로를 따라 늘어선 화물차량에는 ‘안전운임 사수’ 등이 적힌 펼침막이 내걸렸다. 경찰은 집회 구역을 벗어난 도로 무단점거임을 지적하며 해산을 명령했지만 화물연대는 집회를 계속 이어나갔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화물연대 인천지부총파업에는 화물차 400여대가 참여했다.

화물연대 대구·경북지역본부와 포항지역본부도 각각 구미와 포항에서 노조원 1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출정식을 열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물동량 약 4만9000t 가운데 2만t(40.8%)의 출하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이날부터 하루 출하량 6500t의 물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전남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도 물류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 전남본부 조합원 1800여명은 광양항과 석유화학 기업이 밀집한 여수국가산업단지 등 7곳에서 거점 투쟁에 들어갔다. 파업에 참여한 화물차량은 컨테이너 운송 차량 600여대 등 1300여대로 집계됐다. 광양항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트럭 등을 동원해 진·출입을 막고 있다. 광양항을 관리하는 여수광양항만공사와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항만공사는 광양항의 컨테이너 부두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이 60% 수준이어서 단기간 운송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항만공사 측은 “장치율이 80%를 넘어서면 터미널 운영에 장애가 생긴다. 장기화된다면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물동량의 30%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양제철소는 선박과 철도를 이용해 화물 운송을 하는 한편, 일부 긴급재는 사전에 출하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철강 제품의 내수 운송에도 일정 부분 지연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별도 협의를 통해 고객사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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