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돌풍과 정권심판론 부활

최병천 <이기는 정치학> 저자·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최병천의 21세기 진보]조국혁신당 돌풍과 정권심판론 부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2월26일 수락 연설을 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총선 국면은 4개로 구분할 수 있다. 1국면은 한동훈 비대위 체제의 등장이다.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다. ‘보수의 결집’을 통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했다. 2국면은 ‘윤·한 갈등’ 이후다.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다. 윤·한 갈등은 1월21~23일에 걸쳐 진행됐다. 중도 일부가 반응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추가로 상승했다.

3국면은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국면이다. 2월14일 이재명 대표는 ‘새 술, 새 부대론’을 주장한다. 2월20일 박용진 의원은 하위 10% 통보를 공개했고, 2월27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컷오프했다. 민주당의 기본 지지층은 친문, 친명, 호남이다. ‘비명횡사 공천’이 부당하다고 느낀 친문과 호남 지지층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했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던 시점이다. 4국면은 조국혁신당의 등장이다. 2월25일 영입인재 1호로 신장식 변호사를 발표했다. 3월3일 ‘조국혁신당’ 이름으로 창당대회를 했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전략을 공개했고, 지지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조국혁신당 돌풍은 어느 정도인가? 비례대표 지지율을 기준으로, 3월22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23%,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30%, 조국혁신당 22%였다. 같은 날 발표한 리얼미터 조사에선 더불어민주연합 20.1%, 국민의미래 29.8%, 조국혁신당 27.7%가 나왔다.

조국혁신당 돌풍으로 ‘4번째 국면’

소위 ‘조국신당’ 창당이 가시화될 때, 민주당의 많은 사람은 부정적 효과를 우려했다. 내로남불 프레임이 강화되고, 다시 ‘조국의 강’에 빠질 것을 걱정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조국혁신당 돌풍’으로 나타났다. 민심의 오묘함이 아닐 수 없다.

조국혁신당은 왜 돌풍을 일으킬까? 이를 통해 민심은 무얼 말하고 싶은 것일까? 3가지 차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선명야당론’이다.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인 4050세대와 수도권, 호남에서 지지율이 높다. 여기까지는 쉽게 수긍이 된다.

둘째, ‘반윤·비명’ 유권자의 합류다. 3월 1주차인 창당 직후까지는 민주당 비례정당과 조국혁신당이 지지율을 ‘나눠 먹는’ 구조였다. 그러나, 3월 3주차 이후에는 양상이 달라진다. 조국혁신당에 중도층, 충청권, 부·울·경, 대구·경북 유권자가 붙기 시작했다. ‘전체 파이’가 커지기 시작한다.

이들 유권자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반윤·비명’ 유권자들이다. 윤석열 정부도 싫고, 이재명 대표도 싫은 유권자들이었다. 그래서 투표장에 안 가려고 했는데, 투표장에 갈 유인이 생겼다. 조국혁신당 등장을 분기점으로, 민주당의 지역구 후보들 지지율도 덩달아 오른 이유다. 최소 30~50석은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여론조사로도 확인된다. 비례투표를 묻는 중도층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1위를 하고 있다. ‘중도층 유권자’에 국한할 때, 3월22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조국혁신당 24%, 더불어민주연합 22%, 국민의미래 21%다. 리얼미터에서는 조국혁신당 33.1%, 국민의미래 26.3%, 더불어민주연합 19.3%다. 다른 대부분의 조사에서도 조국혁신당이 ‘중도층’에서 1위다. 조국혁신당은 충청권, 부·울·경, 대구 경북 지역에서도 민주당을 앞지른다.

셋째, 왜 중도층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것일까? ‘역(逆)내로남불’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심 재판부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놀랍게도 바로 이 지점이 조국혁신당 돌풍의 배경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중도층 유권자 다수는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국 대표는 ‘털릴 만큼 털린’ 경우다. 초기 죄명으로 더 시끄러웠던 것은 ‘사모펀드 불법투자’였다. 사모펀드는 무죄가 나왔다. 유죄 판결은 입시비리였다. 국민들도 알고 있다. 바로 그렇기에 ‘정권심판론’이 되살아난 것이다. 국민들은 되묻고 있다. 왜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지 않고 있는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주가조작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 장모의 양평 부동산 투기 의혹, 한동훈 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은 수사조차 하지 않는가?

‘처벌받지 않은’ 내로남불 심판?

윤석열 정부가 ‘공정의 가치’에 부합하려면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서도 수십 번에 걸친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 다른 불법 혐의에 대해 ‘별건 수사’도 해야 한다.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대표가 이런 주장을 하면 호소력이 떨어졌다. 조국 대표는 이미 명예가 실추되고, 해고되고, ‘2심 선고도 받았기에’ 오히려 호소력을 발휘한 경우다. 마치 민주화운동을 하다 사형 선고를 받았던 사람이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면 호소력을 발휘하는 경우와 같다. 다르게 표현하면, 살아 있는 권력 중에서 조국 대표는 유일하게 ‘처벌받은’ 내로남불이다. 국민들은 나머지 권력에 대해서는 ‘처벌받지 않은’ 내로남불로 보고 있다. 이번 총선은 처벌받은 내로남불로 처벌받지 않은 내로남불을 심판하는 형국이다.

논점을 정리해보자. 조국혁신당 돌풍은 왜 작동하는가? 3가지 요인 때문이다. 첫째, 선명야당론이 먹혔다. 둘째, 반윤·비명 중도층 유권자의 합류다.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이었지만, 이재명 대표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유권자가 대거 합류했다. 수도권 중도층을 포함해서, 충청권, 부·울·경, 대구 경북의 유권자도 합류했다. 조국혁신당을 지렛대로 ‘반윤(反尹) 통일전선’이 구축된 꼴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진보·중도 정치연합’이 형성됐다.

셋째, 왜 중도층 유권자들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가? ‘역(逆)내로남불’ 프레임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조국 대표는 ‘처벌받은’ 내로남불이다. 나머지는 ‘처벌받지 않은’ 내로남불이다.

여기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출국시킨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등장을 도왔다.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에도 불구하고, 반윤·비명 유권자들이 합류하고 ‘정권심판론’이 부활하게 된 이유다.

최병천 <이기는 정치학> 저자·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최병천 <이기는 정치학> 저자·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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