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돈 더 쓰고도 선거에선 졌다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3사 공동취재

(1) 거대 양당 얼마나 걷고 썼나

의원 후원금 윤석열 1500만 vs 이재명 2억6950만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치인은 늘 후원을 호소한다. 선거가 있는 해는 특히 더하다. 국회의원이 받는 후원금은 다양한 정치활동에 사용되지만, 핵심은 선거비용이다. 선거철이 되면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품앗이’ 후원을 하기도 하고 홍보나 간담회, 교통비용도 증가한다.

대통령 선거에다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 당대표 경선까지 진행된 2022년은 어땠을까. 경향신문이 뉴스타파, 오마이뉴스와 공동으로 2022년 정치자금 지출내역을 분석해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후원금을 몰아준 반면, 국민의힘은 개별 후보보다는 당에 후원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난해 1월부터 대통령 선거 전날인 3월8일까지 민주당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후원한 국회의원은 85명, 금액은 2억6950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후원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다만 윤 후보가 입당하기 전인 2021년 일찌감치 후원을 한 의원은 소수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윤한홍·정진석 의원이다. 이들은 2021년 7월26일 윤 후보의 후원금 모집이 시작되자마자 500만원씩을 후원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칭되는 의원들이다.


특별당비 VS 후보에게 직접 후원금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후보에게 직접 후원하지는 않았지만 특별당비는 두둑이 냈다. 총선이나 대선 등 특별한 시기에 내는 당비가 특별당비인데, 선거자금을 동원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지난해 1월부터 3월8일까지 특별당비 명목으로 71명의 의원이 모두 2억9431만원을 국민의힘 중앙당 혹은 시·도당에 냈다. ‘당비’로만 기록된 내역은 제외한 수치다.

민주당 의원들, 돈 더 쓰고도 선거에선 졌다

이는 윤 후보의 당내 기반이 취약했던 탓도 있지만 국민의힘 고유의 특성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국민의힘은 의원이 매달 내는 직책당비가 30만원 이상으로 책정돼 있다. 같은 항목이 75만원 이상인 민주당의 절반에 불과하다. 선거가 적었던 2021년 기준으로 보면, 매달 내는 의원이 40명 정도(전체 의원 수 현재 113명)였고 걷힌 당비도 민주당의 10분의 1 수준이다. 평소 부족한 당비를 선거 때 특별당비로 보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특별당비를 낸 의원이 10명뿐이었고 금액도 3454만원에 그쳤다. 대선 기간 납부한 당비 전체를 합산하면 국민의힘이 4억4943만원, 민주당이 3억1229만원으로 특별당비만 비교했을 때에 비해 차이가 좁혀졌다. 각 당별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후보에게 직접 후원된 금액을 합하면 민주당 의원들이 1억2000만원 가까이 더 선거자금을 보탠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특별당비 납부 금액을 보면 황보승희 의원(최근 국민의힘 탈당)이 1370만원으로 가장 많이 냈다. 황보 의원은 최근 구·시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어 박성민 당 전략기획부총장(1290만원), 서범수 의원(1113만원), 김기현 현 대표(1049만원),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각 1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상당수가 윤석열 정부에서 핵심 보직을 맡은 인사다.

민주당 의원들, 돈 더 쓰고도 선거에선 졌다

민주당은 박찬대 의원이 가장 많은 금액인 1000만원을 이재명 후보에게 후원했다. 박 의원은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인물로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500만원을 후원한 의원은 25명으로 김남국·김용민·민형배·정성호 의원 등 친명계로 꼽히는 이들이 다수 포함됐다. 대선 때 500만원을 후원한 홍정민 의원은 이후 이재명 현 대표가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에도 유일하게 100만원을 후원했다.

민주당 의원들, 돈 더 쓰고도 선거에선 졌다

후원금 외에도 대선 기간 의원들이 ‘각 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홍보 문자나 현수막, 간담회 개최, 주유비와 대중교통 이용 비용 등의 지출 내역도 집계했다. 통상적 지출을 빼기 위해 2022년 1~3월 지출 금액에서 전년도(2021년) 같은 기간 발생한 같은 항목의 지출 금액은 제외했다. 그 결과 국민의힘 3억2156만원, 민주당 3억4188만원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2000만원가량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자발송비를 민주당 의원보다 6000만원가량 더 썼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각종 간담회에서 1900여만원, 교통 5000여만원, 현수막이나 근조기 등 홍보에서 900만원 정도를 더 썼다. 민주당 의원들은 더 많은 선거자금을 보태고 발로 뛰었음에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셈이다.

민주당 의원들, 돈 더 쓰고도 선거에선 졌다

후원액 많으면 당선 가능성도 높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이었던 지난해 7~8월에도 의원들 간 후원이 이어졌다. 당 대표에 출마한 강훈식(2350만원), 최고위원에 출마한 송갑석(1750만원) 의원이 동료 정치인에게 받은 후원액 합계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강 의원은 중도 사퇴했고 송 의원은 낙선했다. 그러나 3~6위인 장경태(1000만원), 고민정(700만원), 서영교(700만원), 박찬대(500만원) 의원은 모두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박용진(100만원), 박주민(100만원) 의원은 후원액도 낮은 수준에 그쳤다. 박주민 의원의 경우 본선에 오르지 못했기에 선거운동 기간이 짧았던 탓도 있다.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에서도 송영길(2000만원), 김동연(1800만원), 이광재(1700만원), 김태흠(1600만원), 유승민(1000만원) 등 주요 후보들에게 후원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한 후원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서초갑 이정근(4730만원), 대구 중·남구 백수범(2310만원), 경북도지사 임미애(1900만원) 후보 등이 그랬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후원액수로만 따지면 대선 주자인 이재명 현 대표 다음으로 많았다.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로 ‘실세’를 의식한 후원이었을 수도 있지만, ‘험지’ 출마에 대한 응원 성격도 배제할 순 없다.

과거 논란이 된 적 있는 ‘사퇴 직전 후원금 땡처리’ 관행도 여전하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입각 직전 사퇴하면서 지난해 5월에만 18명에게 1800만원을 후원했다. 이 장관은 오세훈, 박형준, 김은혜, 홍준표 등 주로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땡처리 후원’을 많이 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지난해 4월 지방선거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680만원을 후원금으로 털었다. ‘윤핵관’ 권성동 의원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추경호 의원에게 후원한 것이 눈에 띈다. 현행 규정은 후원회가 해산되면 잔여 재산은 소속 정당에 인계하거나 국고에 귀속토록 하고 있다.

후원받은 정치자금을 다른 정치인에게 후원하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현행법상으로 문제는 없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활동의 큰 범위 내에서 후원도 포함될 수 있다”며 “선거에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의원들 간 후원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A4 용지로 2만장 분량··· 어떻게 분석했나

민주당 의원들, 돈 더 쓰고도 선거에선 졌다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경향신문,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3사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지난 10년간 국회의원 정치자금 취재를 진행해온 오마이뉴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경향신문과 뉴스타파도 함께하기로 했다.

전체 국회의원의 한 해 정치자금 내역은 2022년의 경우 A4용지로 1만9890장이며, 내역은 12만8000여건에 달한다. 이같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선 공동 취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3사가 뜻을 모았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유수의 언론사들은 공동 취재·보도를 종종 하는 편이지만 취재 경쟁이 유독 심한 한국에서는 드문 일이다. 언론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분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지난해 정치자금수입지출보고서 스캔 이미지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프레드시트(엑셀 프로그램)에 입력, 디지털 형태로 전환해 진행했다. 전체 내역은 오마이뉴스 ‘국회의원 정치자금’ 특별페이지(https://omn.kr/187rv), 깃허브(https://github.com/OhmyNews/KA-money), 뉴스타파 데이터 포털(https://data.newstapa.org)에 공개될 예정이며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이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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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주요 수정사항 > 6.22 오후 1:35 현재
-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자에게 지원한 의원 수와 후원액수를 85명, 2억6950만원으로 수정했습니다.
- 일부 민주당 의원의 이재명 후보 후원액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남인순 의원(1000만원 -> 500만), 장경태 의원(300만원 -> 200만원).
-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한 후원금 액수를 4070만원 -> 4730만원으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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