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여 TK 의원들 “사드 배치는 찬성, 칠곡엔 안돼”

허남설·최슬기·이삭 기자

최경환 “한민구 장관에 항의…박 대통령에게도 민심 전달”

<b>삭발 항의</b> 백선기 칠곡군수(왼쪽)와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오른쪽)이 지난 9일 경북 칠곡 왜관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칠곡 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에서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삭발 항의 백선기 칠곡군수(왼쪽)와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오른쪽)이 지난 9일 경북 칠곡 왜관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칠곡 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에서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두고 전국이 ‘님비(Not In My Backyard)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배치 후보지역의 반발은 예견된 것이지만, 정권 핵심 인사들까지 나서 ‘사드는 찬성, 우리 지역 배치는 반대’식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실효성이 불투명한 사드 배치를 강행한 정부에 이어 여권 정치인 등 정권이 만든 ‘사드 님비’ 현상이 격화하고 있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경북 칠곡 등 대구·경북(TK)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정권 핵심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은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된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드가 칠곡에 배치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제(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대구·경북 민심이 좋지 않은데 사드가 배치되면 지역 민심 악화를 더 가중시킬 것이란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과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에게 “신공항이 무산돼 지역 민심이 좋지 않고, 사드 배치 소식에 우려가 많다”고 반대 의사를 전했다. ‘사드 찬성론자’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도 수도권 방어 미비 등 이유로 칠곡 배치에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규모로 조직적 행동에 돌입했다.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군민 대책위원회’가 지난 9일 왜관역 광장에서 연 ‘범군민 궐기대회’엔 3500여명이 참가했다. 백선기 군수와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은 이날 항의 뜻으로 삭발을 했다. 대구시는 8일 “지역 내 사드 배치를 우려하며 경북도와 함께 공동대응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TK가 그동안 사드 찬성 여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혔던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반발은 ‘TK만 아니면 된다’는 모순된 님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연합뉴스·KBS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7.1%가 “북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지역별로는 TK에서 찬성 의견이 72.5%로 가장 높았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8일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도 “일방적으로 칠곡에 사드 배치가 결정된다면 55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충북 음성, 경기 평택, 강원 원주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

‘사드 배치 반대 음성군 대책위원회’는 11일 3000여명이 참석하는 범군민 결의대회를 연다. 오는 13일까지 1만명의 서명을 받아 15일 국방부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연 뒤 전달할 계획이다. 평택에선 시민단체들이 15일 평택역 앞 반대 집회 개최 및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원주 시민단체들은 11일 원주시의회 의장실에서 열기로 한 긴급회의를 기점으로 사드 배치 반대운동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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