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홀로 빛난 벤투호…허술한 디테일은 어쩌나

황민국 기자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지난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하는 프리킥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대전 | 권도현 기자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지난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하는 프리킥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대전 | 권도현 기자

손흥민 활용법 다듬은 것은 성과
수비에선 실수 연발하며 불안감
장점이었던 중원 조합도 아쉬움
공격 전술도 더 가다듬을 필요
결국 빌드업 축구 완성도 살려야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은 6월 A매치(축구 국가대항전)를 치르며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본선 첫 상대 우루과이를 대비해 남미 강국들을 잇달아 만나는 과정에서 손흥민(30·토트넘)의 활용법을 다듬은 것은 분명 큰 수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첫 득점왕에 오른 그를 다양한 위치에서 실험했는데,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지는 왼쪽 날개(브라질전)와 골 사냥에 힘을 기울이는 최전방 원톱(칠레전)과 투톱(파라과이전) 모두 월드컵 본선에서 손흥민을 기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손흥민은 남미 3연전에서 필드골은 넣지 못했으나 한국 축구 역사상 첫 2경기 연속 프리킥 득점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손흥민 홀로 빛난 벤투호…허술한 디테일은 어쩌나

그러나 손흥민 활용법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선 적잖은 아쉬움을 노출했다.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페네르바체) 부재로 흔들린 수비와 ‘큰’ 정우영(알 사드) 공백에 휘청거린 중원 운영, 공격에서 마무리 능력 부재 등을 해결하기 위해 디테일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아시아 무대에선 큰 문제가 없었던 한국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것은 역시 수비였다. 브라질이 한국전 맞춤 전술로 준비한 전방 압박에 후방 빌드업이 꽁꽁 묶이더니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칠레전에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지점을 측면으로 옮겨 빌드업의 돌파구를 찾았지만, 수비 자체에 대한 불안감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파라과이전은 두 차례 수비 실수로 무너질 뻔했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이 김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중앙수비수 셋(김영권·권경원·정승현)을 경기별로 다른 조합으로 투입했는데, 합격점을 줄 경기가 안 보였다”고 지적했다.

벤투호의 또 다른 장점으로 여겼던 중원 조합도 아쉬움을 남긴 것은 마찬가지다. 손흥민과 함께 붙박이 자원으로 분류되는 정우영의 출전 여부에 따라 경기력이 요동쳤다. 다득점 승리를 기대했던 파라과이전에서 거꾸로 상대 역습 두 번에 실점한 것은 수비의 책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들의 일차 저지가 실종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정우영이 도맡았던 이 플레이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백승호(전북)가 책임지기에는 버거웠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거나 전술적으로 중원의 일차 수비를 보완할 해법 찾기가 숙제로 주어졌다.

공격 전술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 자료에 따르면 벤투호는 분명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보다 최근 평가전 3경기에서 득점 전환율(8.4%→17.2%)과 유효슈팅 비율(33.8%→37.9%), 기대득점(-4→+1.4) 등 공격 지표가 향상됐다. 그런데 정작 벤투 감독은 “수비하던 상대가 공격으로 전환하지 못하게 막는 최고의 방법은 우리의 공격을 마무리하고 오는 것”이라며 실망하는 눈치다. 결국 경기 흐름을 지배하는 빌드업 축구의 완성도가 살아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읽힌다.

벤투 감독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집트전에선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6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일정이자 첫 아프리카 팀과의 경기에서 약점을 얼마나 지워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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