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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교내 성폭력 고발 운동 ‘스쿨 미투’가 시작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교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마성영)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교사 A씨(57)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5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1∼2012년 용화여고 교사로 일하면서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강제로 제자 5명의 신체 일부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스쿨 미투는 2018년 봄,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이 창문에는 색색의 종이가 붙여 학교 안의 성폭력을 고발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스쿨 미투는 2018년 봄,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이 창문에는 색색의 종이가 붙여 학교 안의 성폭력을 고발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플랫] #스쿨_미투 #누구도_처벌받지_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라며 “A씨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 “A씨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지도·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자신의 임무를 망각한 채 제자들을 반복적으로 추행한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용화여고는 2018년 3월 전국에서 처음 스쿨 미투가 시작된 곳이다. 졸업생들로 구성된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했고, 이는 지난해 2월까지 전국 100개 학교가 스쿨 미투에 동참하는 도화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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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속된 A씨는 당시 가해 교사 18명 중 유일하게 수사 대상이 된 인물이다. 검찰은 2018년 4월 수사에 착수했지만 그해 12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A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이후 재수사를 요구하는 시민사회 진정이 잇따랐고, 검찰은 추가 보완수사를 벌여 지난해 5월 ㄱ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선고 직후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 등 단체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다슬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정책팀장은 “오늘 판결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가해자의 유죄를 확정한 판결이 단순히 용화여고 스쿨 미투 가해자 한 명에 관한 결과로 그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회견에 참가한 피해자 B씨는 “우리의 오늘이 학교 현장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곳이 되는 데에 일조했다고 믿는다”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최민지 기자 ming@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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