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뉴스 회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최근 ‘선택적 뉴스 회피(selective news avoidance)’에 대한 우려를 다시 제기했다. 이미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2022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서 다룬 바 있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지난 조사에서는 전 세계 뉴스소비자 대상이었는데, 이번에는 53개국 고위직 언론인 303명 대상 비공개 설문 분석 보고서 ‘2023 저널리즘, 미디어, 그리고 기술 추세와 전망’에서도 뉴스를 선택적으로 보지 않으려는 현상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한 것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2022년 46개국 뉴스 회피 경험 평균은 69%였고 이 중에서 한국은 67%가 뉴스를 회피한 경험이 있었다. 세계 평균보다는 약간 낮지만, 전 국민의 3분의 2가 뉴스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뉴스소비자들의 선택적 뉴스 회피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뉴스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선택적 뉴스 회피의 이유가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2%이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이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라고 할 수 있는 편향성에 대해 뉴스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으며, 이에 선택적으로 회피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젊은 세대일수록 심각한데 35세 이하 40%가 뉴스를 선택적으로 회피해 이들의 뉴스에 대한 신뢰 하락과 피로감 상승에 대해 경고를 하기도 했다.

원인은 여러 가지 있을 것이지만 체계는 유사하다. 첫째, 언론 스스로가 편향적인 뉴스를 생산하는 경우이다. 이는 21세기 정치와 정당 양극화를 넘어 상대 정당이나 정치세력을 인정하지 않는 정서적 편향성이 확장되는 가운데, 언론사가 이에 편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사회 지도층의 편향적 발언이 소셜미디어나 언론에 노출되면서 피로감이 누적되는 경우이다. 정파적 정치인들이 반복적으로 편향적 시각을 언론에 노출하면서 자연스럽게 뉴스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뉴스소비자 스스로 뉴스를 선택·회피하는 것이다. 결국 뉴스소비자는 언론 신뢰가 하락하고 자신이 믿고자 하는 언론이나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만을 편향적으로 선택·회피하는 것으로 발전한다.

세계적으로 정치 양극화 문제는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민주주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극단 성향 정치인들은 이른바 ‘편향성의 동원’을 통해 정치적 지지를 넓히고 있다. 언론 편향성도 문제이지만, 이를 완충시킬 수 없는 언론 내외부 기제가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뢰도는 하락하고 뉴스소비자들의 피로도는 상승한다.

이제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보자. 오늘도 좌우를 막론하고 극단적 성향의 언론사와 유튜브는 우리의 주변에 널려 있다. 토론과 시사, 분석이라는 명목으로 정치에 대한 혐오감과 음모론, 그리고 정치적 악용 등을 이야기하며 피로감을 가중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선택적 뉴스 회피는 언론사에도 위기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해외 언론사에서는 긍정적, 부정적 뉴스로 균형을 맞추려 시도하기도 했다. 뉴스소비자들의 선택적 회피를 줄이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다. 그리고 언론사 자체 노력과 함께 편향적인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시민 스스로가 강화해야 한다.

시민들이 선택적으로 뉴스를 회피하는 것을 넘어 무엇이 문제이고 왜 편향적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결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민사회와 언론단체, 학계 차원에서 디지털 기술 활용, 제도의 보완 등 심도 있는 대안 마련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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