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제 진입 몰랐다는 방하남 노동부 장관 “철도노조 안 만나…설득해도 듣지 않았을 것”

유정인 기자

주무 장관 ‘방관’ 논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56)은 23일 철도파업 과정에서 “직접 (노조) 집행부를 만나 설득하는 기회는 갖지 못했다. 아마 했어도 (내 말을) 듣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노·정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노동 정책의 주무 장관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여야 모두로부터 쏟아졌다. 한편으로는 청와대 지시를 받아쓰기에 급급한 내각의 현주소를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도 있다.

방 장관은 이날 오전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진입과 철도파업 문제를 다루기 위한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파업 전후로 장관이 철도노조 대표를 면담해 설득한 적이 있는가’라는 신계륜 위원장(민주당)의 질문에 “실무자들이 만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 장관은 “(실무선의 중재활동 중) 중요사항은 보고를 받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하는지는 보고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철도파업과 관련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며 곤란을 겪자 한 관계자가 답변 내용이 적힌 쪽지를 전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철도파업과 관련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며 곤란을 겪자 한 관계자가 답변 내용이 적힌 쪽지를 전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강제진입에 대해선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영장집행 시점에 대해 관계부처에 미리 상의하진 않는 게 관례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환노위에 출석한 노동부 장차관과 국·과장급 중에서 ‘현장에 있었나’라는 민주당 은수미 의원 질문에 손을 든 간부는 아무도 없었다. 정현옥 차관은 “세종시로 짐을 옮기는 중”이었다고 답했다. 방 장관은 서울청으로부터 상황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상황보고를 받고 대화중재를 지시했느냐’고 묻자 “상황이 급박해서…”라고 얼버무렸다.

여야 의원들은 방 장관을 일제히 질타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아무 역할도 안 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싸다”면서 “때로는 대통령에게 꾸지람을 받더라도 장관이 파업 중단을 위해 어느 자리든 갈 수 있는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은 뭐하시는 분인가”라며 “소신도 없고, 능력도 없고, 이런 사태를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는 이런 장관부터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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