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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최근 보육기관들이 물놀이 등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촬영해 인터넷상에 공개한 사진이 해외 음란물 웹사이트에 유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보육기관들은 특히 그간 아이들의 건강한 활동을 강조하기 위해 노출이 있는 사진들을 다수 공개했기에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26일 시민단체와 함께 지난해 7월 이후 인터넷상에 아이들의 노출 사진이 공개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본 내 135개에 달하는 보육기관들이 블로그 등에 이같은 사진을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사진은 주로 수영장에서의 물놀이, 보디페인팅, 병원 검진 등의 사진이었으며 가슴이나 하반신을 그대로 노출한 모습이 드러나 있었다.

이미지컷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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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같은 사진이 아동 성착취물로 도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이니치신문의 조사 결과, 135개 보육기관들 중 12개 기관이 공개한 아이들의 노출 사진이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전재돼 있었다. 소아성애자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이들 사진의 주소를 공유하고 있는 사례도 발견됐다.

6개 기관이 올린 아이들의 노출 사진은 인공지능(AI)의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셋에 포함되기도 했다. ‘봇’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이 전 세계 웹사이트에서 이미지를 수집하는 과정에 끼어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니치는 “도용된 사진들이 AI에 의한 사진 생성에 즉시 악용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슷한 문제가 이미 해외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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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보육기관들은 그간 아이들의 노출 사진을 공개했던 것은 수십년 전부터 이어져 온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는 가치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맨발이나 벌거벗은 채로도 잘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건강함을 확인한 것이다.

이같은 관행으로 올린 사진들이 문제가 되자, 시민단체들은 정부나 보육기관들에게 아이들의 노출 사진을 공개하지 않도록 대책 강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를 보육기관의 자체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어 강하게 규제되진 않고 있다.

일본의 시민단체 ‘아이들을 아동성착취물로부터 지키는 모임’ 관계자는 “아이는 스스로 사진 촬영을 거부할 수 없는 약한 입장”이라며 “이들의 노출 사진이 인터넷에서 확산되면 돌이킬 수 없다. 국가는 인터넷 게재를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용하 기자 yong14h@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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