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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영화계 성평등에 공헌한 영화인으로 신수원 감독, 정서경 작가·박찬욱 감독, 하윤경 배우, 신혜연·김성환 제작자가 선정됐다.

‘벡델데이 2022’ 수상자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신수원 감독, 정서경 작가, 박찬욱 감독, 김성환 제작자, 신혜연 제작자, 하윤경 배우. 벡델데이 제공.

‘벡델데이 2022’ 수상자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신수원 감독, 정서경 작가, 박찬욱 감독, 김성환 제작자, 신혜연 제작자, 하윤경 배우. 벡델데이 제공.

한국영화감독조합은 ‘벡델데이 2022’에서 올해의 벡델리안 감독 부문에 신수원 감독을, 벡델리안 작가 부문에 정서경 작가와 박찬욱 감독을, 벡델리안 배우에 하윤경 배우를, 제작자에 신혜연·김성환 제작자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영화 <오마주>의 한 장면.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영화 <오마주>의 한 장면.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감독 부문에 뽑힌 신수원 감독은 이정은 주연의 영화 <오마주>로 상을 받았다. <오마주>는 중년의 여성 감독 지완(이정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1세대 여성 감독의 필름을 복원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벡델리안 심사를 맡은 임선애 감독은 “데뷔작 <레인보우>부터 지금까지 여성을 중심으로 시대를 읽어내는 주제 의식을 가진 것은 물론,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장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신 감독에게 무한한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정서경 작가와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각본가로서 올해의 벡델리안 작가에 선정됐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맡은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인 서래(탕웨이)를 수사하며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멜로 스릴러 영화다. 심사위원인 주성철 영화평론가는 “박 감독의 필모그래피의 전환을 이야기할 때 그 중심에 정서경 작가의 존재가 있다. <친절한 금자씨>부터 이어진 두 사람의 협업이 만개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적 진경”이라고 평했다.

김정은 감독의 <경아의 딸>은 경아(김정영·왼쪽)과 연수(하윤경) 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수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뒤 엄마인 경아와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김정은 감독의 <경아의 딸>은 경아(김정영·왼쪽)과 연수(하윤경) 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수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뒤 엄마인 경아와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벡델리안 배우에는 <경아의 딸>에서 딸 연수를 연기한 하윤경에게 돌아갔다. 연수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뒤 엄마인 경아(김정영)와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심사위원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하윤경은 피해자로서 붕괴하던 인물이 존엄으로서 부활하는 벅찬 희망을 깊은 눈빛과 단단한 몸짓으로 증명해낸다”고 했다. 하윤경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의 동료 최수연 역할을 맡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제작자 부문은 <앵커>의 신혜연·김성환 제작자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영화 <앵커>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에게 ‘누군가 나를 죽일 것’이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벌어진 일을 그렸다. 심사위원 이동하 영화사 레드피터 대표는 “신혜연과 김성환 제작자는 명확한 가치관을 지닌 프로페셔널한 영화인으로, 오늘날 급변하는 영화제작 환경에서 이들과 같은 영화인들의 전문성과 집념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최·주관하는 ‘벡델데이’는 지난 11일 ‘벡델 테스트 7’을 기반으로 성평등 관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 10편의 한국 영화를 선정한 ‘벡델 초이스10’도 발표했다. <갈매기>(김미조 감독), <경아의 딸>(김정은 감독), <십 개월의 미래>(남궁선 감독), <앵커>(정지연 감독), <연애 빠진 로맨스>(정가영 감독), <오마주>(신수원 감독), <윤시내가 사라졌다>(김진화 감독),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 <최선의 삶>(이우정 감독),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등 10편이 ‘벡델초이스10’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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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델 테스트는 미국의 여성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1985년 영화의 성평등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다. 영화에 이름을 가진 여성 인물이 최소 두 사람 나올 것, 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이들의 대화 내용이 남성 캐릭터에 관한 것만이 아닐 것 등 세 가지다. 벡델데이는 여기에 감독·제작자·시나리오 작가·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이 여성일 것,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주인공과 여성 주인공의 역할 비중이 동등할 것,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 등 네 가지 기준을 추가해 ‘벡델 테스트 7’을 고안했다. ‘벡델리안’은 ‘벡델 초이스10’에 참여한 영화인 중에 선정한다.

벡델초이스10 선정작을 무료로 상영하고, 벡델리안과 대화할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 등 행사를 마련한 벡델데이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오경민 기자 5km@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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